해외축구 '캐릭만 자르면 끝? 맨유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2,883억 투자하고도 13위→英 매체 "윌콕스도 책임져야…

[포포투=김재우]
감독 한 명만 바꾼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극적으로 부활시켰던 마이클 캐릭 감독이 불과 몇 달 만에 경질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캐릭만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무려 1억5,500만 파운드(약 2,883억원)를 투자하고도 균형 잡힌 선수단을 만들어내지 못한 제이슨 윌콕스 풋볼 디렉터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9일(한국시간) "캐릭을 향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맨유의 부진에는 윌콕스 역시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맨유는 이번 여름 세 명의 미드필더를 영입하는 데 1억5,500만 파운드(약 2,883억원)를 지출했지만 다른 포지션은 소홀히 했다"며 선수단 구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윌콕스는 캐릭이 감독으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선수들을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가 만들어낸 선수단 역시 감독을 돕지 못하고 있다"며 구단 수뇌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캐릭은 지난 시즌 도중 후벵 아모림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팀 분위기는 크게 흔들리고 있었지만 빠르게 선수단을 정비했다. 캐릭 체제에서 맨유는 남은 리그 17경기 가운데 12경기를 승리했고 최종적으로 PL 3위까지 올라섰다. 결국 구단은 캐릭의 지도력을 인정해 시즌 종료 후 정식 감독직을 맡겼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지원도 이어졌다. 특히 캐릭이 선수 시절부터 뛰었던 중원에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아스톤 빌라에서 유리 틸레만스를 데려왔고 첼시에서는 안드레이 산투스를 영입했다. 여기에 이적시장 막판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카를로스 발레바까지 품었다. 세 선수에게 들어간 금액만 약 1억5,500만 파운드(약 2,883억원)에 달했다. 캐릭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더하면서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예상과 전혀 다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맨유는 개막전부터 승격팀 헐 시티에 0-2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입스위치 타운을 5-2로 꺾으며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에버턴 원정에서는 경기 후반 실점으로 2-2 무승부에 그쳤다. 이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0-1로 패하면서 다시 고개를 숙였다. 리그 4경기에서 1승 1무 2패, 승점 4점에 그치며 13위까지 떨어졌다.
충격은 컵대회에서도 이어졌다. 브라이튼과의 카라바오컵 3라운드에서는 셰이 레이시와 메이슨 마운트의 연속골로 경기 시작 10분 만에 2-0까지 앞섰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한 골을 내주더니 후반에는 연속 실점하며 2-3으로 역전패했다.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두 골 차 리드를 잡고도 패한 것은 무려 50년 만이었다.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불안한 경기 운영까지 반복되면서 캐릭을 향한 압박은 더욱 커졌다.
결국 정식 감독으로 첫 시즌을 시작한 지 불과 6경기 만에 캐릭의 거취가 화두로 떠올랐다. 캐릭 역시 이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풀럼전을 앞두고 "책임은 내게 있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인다. 나를 비판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것은 누군가를 비난하는 문제가 아니다.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팀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현재의 부진을 특정 개인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가디언' 역시 비슷한 시선을 보냈다. 캐릭의 전술과 선수 기용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지만 현재 맨유의 문제를 감독 한 명의 책임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막대한 돈을 중원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도 다른 취약 포지션을 충분히 보강하지 못한 선수단 구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시즌 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던 루크 쇼는 부상 이력이 적지 않지만 확실한 왼쪽 풀백 경쟁자를 영입하지 못했고 중앙 수비진 역시 뚜렷한 보강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윌콕스를 향한 시선도 따가워지고 있다. 풋볼 디렉터는 감독과 함께 장기적인 선수단 구성과 영입 전략을 책임지는 자리다. 감독에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감독에게 어떤 선수단을 제공했는지 역시 평가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1억5,500만 파운드(약 2,883억원)라는 거액을 특정 포지션에 집중하고도 시즌 초반 팀이 13위에 머물고 있다면 캐릭만 교체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물론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PL은 이제 겨우 4경기를 치렀고 캐릭이 새롭게 구성한 중원이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이 돌아오고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높아진다면 경기력이 개선될 여지도 충분하다. 지난 시즌 흔들리던 맨유를 3위까지 끌어올렸던 캐릭의 지도력이 불과 몇 달 사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결국 캐릭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과 결과다. 감독에게 책임이 있는 만큼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사람도 캐릭 자신이다. 동시에 맨유 수뇌부 역시 감독 교체만을 반복하기보다 선수단 구성과 영입 전략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연 캐릭이 빠르게 해답을 찾아 시즌 초반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맨유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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