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인종차별? 천 번은 당했다!' 19세 야말의 충격 고백..."본인들이 하는 것이 인종차별인 줄 모른다"

[포포투=김재우]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피할 수 없는 고통이 있었다. 불과 19세의 나이에 세계 축구계를 대표하는 스타로 올라선 라민 야말이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일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이 인종차별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그의 설명이었다.
영국 매체 '로이터'는 18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공격수 야말은 지금까지 인종차별을 '천 번' 경험했다고 밝히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발언이나 행동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야말은 스페인 '모비스타'에서 호르헤 발다노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인종차별을 직접 경험했느냐는 질문에 "천 번은 경험했다. 사람들은 간접적으로 인종차별을 하면서도 자신들이 그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인종차별적인 말과 시선이 정말 많지만 그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야말은 어린 나이에 세계 축구의 중심에 선 선수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 '라 마시아'가 배출한 최고 수준의 재능으로 평가받으며 15세에 1군 무대를 밟았고 이후 빠르게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우승을 이끌었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이제는 매 시즌 발롱도르를 다투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엄청난 재능을 가진 만큼 야말에게는 항상 팬들의 시선이 따라붙었다. 환상적인 드리블과 왼발,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는 경기 운영 능력으로 수많은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를 향한 시선이 언제나 박수와 환호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었다. 불과 10대였던 야말은 이미 여러 차례 피부색과 출신 등을 이유로 도를 넘은 공격에 노출됐다.
대표적인 사건은 2024년 10월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였다. 당시 17세였던 야말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경기에서 득점하며 바르셀로나의 4-0 대승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경기 도중 관중석 일부에서 야말과 하피냐를 향한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인 모욕이 쏟아졌다. 라리가가 해당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고 레알 역시 내부 조사에 나섰다. 이후 가담한 미성년자 한 명에게 12개월 동안 축구 경기장 출입 금지와 30시간의 사회교육 활동 등의 처분이 내려졌다.
온라인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페인 인종차별·외국인혐오 관측소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야말과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2025년 마지막 분기 스페인에서 온라인 인종차별 공격을 가장 빈번하게 받은 축구 선수들이었다. 경기장에서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온라인 공간에서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피부색을 이유로 공격받고 있는 현실이 드러났다.
야말은 오히려 담담하게 자신의 경험을 설명했다. 그는 피부색 자체를 언급하는 것과 이를 모욕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야말은 "누군가 나를 흑인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는 나를 화나게 하지 않는다. 나는 흑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나를 모욕하기 위한 방식으로 말한다면 다른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에서 모욕을 받더라도 자신의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결코 야말만의 문제도 아니다. 비니시우스 역시 스페인 무대에서 반복적으로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다. 2022년 레알 바야돌리드전에서 비니시우스를 인종차별적으로 모욕했던 관중 5명에게 지난해 징역형이 선고됐고 해당 행위는 스페인 축구 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종차별적 모욕이 '증오 범죄'로 인정된 첫 사례가 됐다. 대한민국의 축구 스타 손흥민 역시 잉글랜드 무대에서 여러 차례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행동에 노출됐고 가해 관중이나 관계자가 징계를 받는 일이 반복됐다.
피부색과 출신은 선수를 공격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야말과 비니시우스, 손흥민처럼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스타라는 이유로 이러한 행위를 감내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야말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던지는 말이나 시선이 인종차별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축구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경기장 안의 노골적인 구호만이 아니다.
축구는 국적과 인종을 넘어 수많은 선수와 팬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다. 선수를 향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인종적 정체성을 겨냥한 모욕은 명확하게 구분돼야 한다. 이제 겨우 19세인 야말이 이미 "천 번"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과 인종차별은 그라운드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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