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日최고 유망주가 미국 직행을 고민하는 대격변의 시대...키움은 하현승에게 진심으로 절 해야 한다
日 157㎞ 괴물 오다, NPB 건너뛴 MLB 직행까지 고민…일본 야구계도 주목한 파격 행보
‘눈물 젖은 햄버거’는 옛말…숙소·식사·육성 지원 강화로 낮아진 마이너리그 장벽
양키스 300만 달러와 육성 프로그램도 뿌리친 하현승…그래서 더 무거워진 키움의 책임
출처:사무라이재팬 홈페이지 캡쳐
(MHN 정철우 기자) 일본 고교야구 최고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인 오다 쇼키(18·요코하마고)가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를 위한 프로지망계를 제출했다. 최고 시속 157㎞의 강속구를 던지고 여름 고시엔에서 156㎞를 찍었던 일본 청소년대표 에이스다. 프로에 도전한다는 사실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진짜 눈길을 끄는 것은 오다가 NPB만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과 미국을 모두 선택지에 올려놓고 있다. 일본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투수가 NPB를 건너뛰고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길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본 야구계에서는 충분히 파격적인 뉴스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일본고교야구연맹이 지난 17일 프로지망계 제출자 명단을 업데이트했고 오다의 이름이 새롭게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오다는 올해 일본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알렸다. 최고 구속은 157㎞. 여름 고시엔에서는 156㎞를 기록하며 대회 최고 구속 기록을 세웠다. 요코하마고의 에이스로 4개 대회 연속 고시엔 무대를 밟았고 올가을 NPB 드래프트에서도 최상위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U-18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일본 현지에서도 오다가 프로지망계를 제출한 뒤 NPB와 메이저리그 가운데 어느 길을 택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다의 고민이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있다. 일본 고교 최고 유망주가 곧바로 미국으로 향하는 것은 여전히 흔한 선택이 아니다. 일본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육성 시스템이 있다. NPB에서 성장하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뒤 포스팅 등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이 익숙한 경로였다. 일본 최고의 재능이라면 굳이 어린 나이에 낯선 미국의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할 이유가 크지 않았다.
사사키 로키가 대표적이다. 고교 시절부터 시속 160㎞를 넘나드는 공을 던지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NPB 지바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선발투수로 성장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일본을 대표했던 수많은 스타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일본 프로야구를 발판 삼아 미국으로 향했다.
출처:사무라이재팬 홈페이지 캡쳐
그런 일본에서 고교 최고 수준의 투수가 NPB를 거치지 않는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오다는 U-18 아시아선수권을 치른 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잘 생각해서, 거의 내 의지로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대회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생각이 생겼다"는 취지의 말도 남겼다. 요코하마고 무라타 히로아키 감독 역시 일본과 미국 양쪽을 시야에 넣고 이야기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로지망계를 제출했다고 해서 NPB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닛칸스포츠 역시 오다가 향후 국내와 메이저리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다가 미국을 선택지에서 지우지 않는 배경에는 선수 개인의 도전 의식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마이너리그를 둘러싼 환경 자체가 크게 달라졌다.
과거 마이너리그는 한국이나 일본의 어린 선수에게 쉽게 권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었다. 계약금을 많이 받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숙소와 식사부터 생활 전반까지 선수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어린 아시아 선수가 야구뿐 아니라 생존에 가까운 생활 적응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메이저리그라는 꿈은 컸지만 그곳까지 가는 과정에서 감당해야 할 위험 역시 컸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MLB는 2022년부터 대부분의 마이너리그 선수에게 구단 비용으로 가구가 갖춰진 숙소를 제공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2023년에는 마이너리거 노조와 첫 단체협약이 체결되면서 임금뿐 아니라 주거와 이동, 의료 및 근무 환경 전반이 개선됐다. MLBPA는 당시 단체협약을 통해 마이너리그 각 단계의 급여가 두 배 이상 상승했고 주거와 이동, 근무 조건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부 구단은 이미 그 이상을 하고 있다. 밀워키의 경우 산하 마이너리거들에게 구단이 마련한 주거 공간을 제공하고 구장에서는 건강한 식사를 지원하는 영양 프로그램까지 운영해왔다. 과거 선수들이 야구 외적인 생활 문제에 많은 에너지를 써야 했다면 이제는 구단이 생활 부담을 줄여주고 야구와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한 메이저리그 구단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도 달라진 환경을 강조했다.
"이전에는 형편없는 마이너리거 지원 탓에 미국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마이너리거에게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전에 도전했던 선배들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눈물 젖은 햄버거'로 상징되던 마이너리그와 지금의 마이너리그를 똑같이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물론 미국행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경쟁은 여전히 살벌하다. MLB가 최근 공개한 국제선수 관련 자료에서도 국제계약 선수 가운데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가는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생활 여건이 좋아졌다고 메이저리거가 될 확률까지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달라진 것은 도전을 가로막던 야구 외적인 장벽이다. 좋은 숙소와 식사, 체계적인 훈련과 의료 지원이 갖춰지면서 어린 선수가 미국을 선택할 때 감수해야 했던 부담이 과거보다 줄었다. 이제 메이저리그 구단은 유망주에게 계약금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성장시키고 생활을 지원할 것인지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설명한다. 미국행이 과거처럼 무조건 험난한 길이라는 인식도 조금씩 바뀔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하현승의 선택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출처:연합뉴스
하현승 역시 미국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던 고교 최고 수준의 유망주였다. 특히 뉴욕 양키스가 300만 달러 수준의 계약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거액의 계약금만 걸었던 것도 아니다. 하현승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미국 생활과 마이너리그 적응 과정에서 어떤 지원을 제공할 것인지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전이었다면 '미국에 가면 고생한다'는 말 자체가 국내 잔류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거액의 계약금과 세계 최고 무대로 곧바로 연결되는 육성 시스템에 생활 환경까지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 오다가 일본 최고의 육성 시스템을 두고도 MLB 직행을 고민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조건에서도 하현승은 KBO리그를 택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아직 키움과 계약 조건에 대한 논의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국내 잔류 의사를 굳혔다는 점이다. 미국이 두려워서 남았다고 설명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미국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돈과 육성 프로그램, 생활 지원까지 충분히 확인한 뒤에도 자신에게는 KBO에서 성장하는 길이 더 맞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하현승의 선택은 키움 입장에서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현승이 포기한 것은 단순히 300만 달러 수준의 계약금만이 아니다. 이전 세대보다 훨씬 좋아진 환경에서 곧바로 메이저리그를 향해 출발할 수 있는 기회까지 내려놓았다. 일본 최고의 고교 투수가 NPB라는 탄탄한 육성 시스템을 두고 미국 직행을 고민하는 시대에 하현승은 반대로 미국행 기회를 뒤로하고 KBO를 택했다.
키움에는 그 자체가 큰 선물이나 다름없다.
출처:연합뉴스
때문에 이제 키움의 책임이 중요해진다. 하현승이 미국 대신 한국을 선택한 결정이 몇 년 뒤에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당장 몇 승을 올리게 할 것인가보다 어떤 투수로 성장시킬 것인지가 먼저다. 몸을 만들고 투구 메커니즘을 다듬으며 장기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미국 구단이 제시했던 성장 계획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오다의 선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NPB에 남을 수도 있고 곧바로 미국으로 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 고교야구 최고의 투수 가운데 한 명이 메이저리그 직행을 현실적인 선택지로 놓고 고민한다는 사실 자체가 시대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변화가 크면 클수록 하현승의 선택이 갖는 무게도 커진다.
이제 마이너리그는 어린 아시아 선수에게 무조건 두려움부터 안겨주는 무대가 아니다. 생활 환경은 크게 개선됐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유망주 투자도 훨씬 체계화됐다. 오다가 미국을 바라볼 수 있는 이유다.
하현승은 바로 그 길을 알고도 KBO를 선택했다.
키움이 감사해야 하는 이유도, 하현승을 반드시 제대로 키워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현승이 포기한 것은 단순한 거액의 계약금이 아니다. 달라진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를 향해 곧바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제 그 선택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차례는 하현승 혼자만이 아니다. 키움도 함께 답해야 한다.
‘눈물 젖은 햄버거’는 옛말…숙소·식사·육성 지원 강화로 낮아진 마이너리그 장벽
양키스 300만 달러와 육성 프로그램도 뿌리친 하현승…그래서 더 무거워진 키움의 책임
출처:사무라이재팬 홈페이지 캡쳐(MHN 정철우 기자) 일본 고교야구 최고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인 오다 쇼키(18·요코하마고)가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를 위한 프로지망계를 제출했다. 최고 시속 157㎞의 강속구를 던지고 여름 고시엔에서 156㎞를 찍었던 일본 청소년대표 에이스다. 프로에 도전한다는 사실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진짜 눈길을 끄는 것은 오다가 NPB만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과 미국을 모두 선택지에 올려놓고 있다. 일본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투수가 NPB를 건너뛰고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길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본 야구계에서는 충분히 파격적인 뉴스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일본고교야구연맹이 지난 17일 프로지망계 제출자 명단을 업데이트했고 오다의 이름이 새롭게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오다는 올해 일본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알렸다. 최고 구속은 157㎞. 여름 고시엔에서는 156㎞를 기록하며 대회 최고 구속 기록을 세웠다. 요코하마고의 에이스로 4개 대회 연속 고시엔 무대를 밟았고 올가을 NPB 드래프트에서도 최상위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U-18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일본 현지에서도 오다가 프로지망계를 제출한 뒤 NPB와 메이저리그 가운데 어느 길을 택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다의 고민이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있다. 일본 고교 최고 유망주가 곧바로 미국으로 향하는 것은 여전히 흔한 선택이 아니다. 일본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육성 시스템이 있다. NPB에서 성장하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뒤 포스팅 등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이 익숙한 경로였다. 일본 최고의 재능이라면 굳이 어린 나이에 낯선 미국의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할 이유가 크지 않았다.
사사키 로키가 대표적이다. 고교 시절부터 시속 160㎞를 넘나드는 공을 던지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NPB 지바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선발투수로 성장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일본을 대표했던 수많은 스타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일본 프로야구를 발판 삼아 미국으로 향했다.
출처:사무라이재팬 홈페이지 캡쳐그런 일본에서 고교 최고 수준의 투수가 NPB를 거치지 않는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오다는 U-18 아시아선수권을 치른 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잘 생각해서, 거의 내 의지로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대회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생각이 생겼다"는 취지의 말도 남겼다. 요코하마고 무라타 히로아키 감독 역시 일본과 미국 양쪽을 시야에 넣고 이야기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로지망계를 제출했다고 해서 NPB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닛칸스포츠 역시 오다가 향후 국내와 메이저리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다가 미국을 선택지에서 지우지 않는 배경에는 선수 개인의 도전 의식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마이너리그를 둘러싼 환경 자체가 크게 달라졌다.
과거 마이너리그는 한국이나 일본의 어린 선수에게 쉽게 권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었다. 계약금을 많이 받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숙소와 식사부터 생활 전반까지 선수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어린 아시아 선수가 야구뿐 아니라 생존에 가까운 생활 적응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메이저리그라는 꿈은 컸지만 그곳까지 가는 과정에서 감당해야 할 위험 역시 컸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MLB는 2022년부터 대부분의 마이너리그 선수에게 구단 비용으로 가구가 갖춰진 숙소를 제공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2023년에는 마이너리거 노조와 첫 단체협약이 체결되면서 임금뿐 아니라 주거와 이동, 의료 및 근무 환경 전반이 개선됐다. MLBPA는 당시 단체협약을 통해 마이너리그 각 단계의 급여가 두 배 이상 상승했고 주거와 이동, 근무 조건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부 구단은 이미 그 이상을 하고 있다. 밀워키의 경우 산하 마이너리거들에게 구단이 마련한 주거 공간을 제공하고 구장에서는 건강한 식사를 지원하는 영양 프로그램까지 운영해왔다. 과거 선수들이 야구 외적인 생활 문제에 많은 에너지를 써야 했다면 이제는 구단이 생활 부담을 줄여주고 야구와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출처:연합뉴스한 메이저리그 구단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도 달라진 환경을 강조했다.
"이전에는 형편없는 마이너리거 지원 탓에 미국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마이너리거에게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전에 도전했던 선배들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눈물 젖은 햄버거'로 상징되던 마이너리그와 지금의 마이너리그를 똑같이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물론 미국행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경쟁은 여전히 살벌하다. MLB가 최근 공개한 국제선수 관련 자료에서도 국제계약 선수 가운데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가는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생활 여건이 좋아졌다고 메이저리거가 될 확률까지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달라진 것은 도전을 가로막던 야구 외적인 장벽이다. 좋은 숙소와 식사, 체계적인 훈련과 의료 지원이 갖춰지면서 어린 선수가 미국을 선택할 때 감수해야 했던 부담이 과거보다 줄었다. 이제 메이저리그 구단은 유망주에게 계약금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성장시키고 생활을 지원할 것인지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설명한다. 미국행이 과거처럼 무조건 험난한 길이라는 인식도 조금씩 바뀔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하현승의 선택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출처:연합뉴스하현승 역시 미국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던 고교 최고 수준의 유망주였다. 특히 뉴욕 양키스가 300만 달러 수준의 계약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거액의 계약금만 걸었던 것도 아니다. 하현승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미국 생활과 마이너리그 적응 과정에서 어떤 지원을 제공할 것인지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전이었다면 '미국에 가면 고생한다'는 말 자체가 국내 잔류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거액의 계약금과 세계 최고 무대로 곧바로 연결되는 육성 시스템에 생활 환경까지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 오다가 일본 최고의 육성 시스템을 두고도 MLB 직행을 고민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조건에서도 하현승은 KBO리그를 택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아직 키움과 계약 조건에 대한 논의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국내 잔류 의사를 굳혔다는 점이다. 미국이 두려워서 남았다고 설명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미국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돈과 육성 프로그램, 생활 지원까지 충분히 확인한 뒤에도 자신에게는 KBO에서 성장하는 길이 더 맞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하현승의 선택은 키움 입장에서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현승이 포기한 것은 단순히 300만 달러 수준의 계약금만이 아니다. 이전 세대보다 훨씬 좋아진 환경에서 곧바로 메이저리그를 향해 출발할 수 있는 기회까지 내려놓았다. 일본 최고의 고교 투수가 NPB라는 탄탄한 육성 시스템을 두고 미국 직행을 고민하는 시대에 하현승은 반대로 미국행 기회를 뒤로하고 KBO를 택했다.
키움에는 그 자체가 큰 선물이나 다름없다.
출처:연합뉴스때문에 이제 키움의 책임이 중요해진다. 하현승이 미국 대신 한국을 선택한 결정이 몇 년 뒤에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당장 몇 승을 올리게 할 것인가보다 어떤 투수로 성장시킬 것인지가 먼저다. 몸을 만들고 투구 메커니즘을 다듬으며 장기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미국 구단이 제시했던 성장 계획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오다의 선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NPB에 남을 수도 있고 곧바로 미국으로 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 고교야구 최고의 투수 가운데 한 명이 메이저리그 직행을 현실적인 선택지로 놓고 고민한다는 사실 자체가 시대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변화가 크면 클수록 하현승의 선택이 갖는 무게도 커진다.
이제 마이너리그는 어린 아시아 선수에게 무조건 두려움부터 안겨주는 무대가 아니다. 생활 환경은 크게 개선됐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유망주 투자도 훨씬 체계화됐다. 오다가 미국을 바라볼 수 있는 이유다.
하현승은 바로 그 길을 알고도 KBO를 선택했다.
키움이 감사해야 하는 이유도, 하현승을 반드시 제대로 키워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현승이 포기한 것은 단순한 거액의 계약금이 아니다. 달라진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를 향해 곧바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제 그 선택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차례는 하현승 혼자만이 아니다. 키움도 함께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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