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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야구 '트리플A 폭격' 위즈덤, 그래도 KIA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관리자 각티비 2026-09-11 09:16 14 0
[주장] 한방 돋보이는 거포 대신 타선의 균형을 택한 판단6493428_1_b0278aab.webp▲  패트릭 위즈덤(사진 왼쪽)과 해럴드 카스트로ⓒ KIA 타이거즈
지난 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5, 우투우타)의 이름이 최근 국내 야구 팬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KIA를 떠난 뒤 미국 트리플A에서 엄청난 장타력을 폭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위즈덤은 올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트리플A 타코마 레이니어스에서 7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리, 출루율 0.388, 장타율 0.732, 33홈런, 75타점, OPS 1.120을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를 오갔던 이유로 트리플A에서 70경기 밖에 뛰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에 띄는 기록이다.

이에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KIA가 위즈덤을 잡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시즌 KIA에서 35홈런을 기록했던 타자가 미국으로 돌아가 다시 엄청난 홈런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올시즌 KIA를 놓고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위즈덤이 좋은 타자라는 사실과 KIA에 위즈덤이 필요한 타자였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현재 KIA의 전력과 올 시즌 흐름을 보면 위즈덤 대신 해럴드 카스트로(33, 우투좌타)를 선택한 것은 팀 타선 구성 측면에서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6493428_2_ef117a85.webp▲  패트릭 위즈덤은 '모아니면 도'식으로 한방을 노리는 스타일이다.ⓒ KIA 타이거즈
장타가 아쉽지 않은 KIA, 필요한 것은 '한방형'이 아니었다

위즈덤이 KIA에서 기록한 2025년 성적은 119경기 타율 .236, 35홈런, 85타점, OPS 0.856이다. 홈런만 놓고 보면 분명 뛰어난 생산력이었다. KBO리그 홈런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좀 더 팀에 적응하는 2년 차에는 더 나은 성적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문제는 KIA는 장타력이 아쉽지 않은 팀이라는 데 있다. 지난 시즌 팀 홈런 2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올 시즌에도 한화 이글스와 함께 1위를 기록 중이다. 김도영을 비롯해 나성범이 중심에 있고, 장타와는 크게 관계없을 것 같은 김호령과 박재현 등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팀 전체적으로도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그런 상황인지라 외국인 타자 한 자리를 또 다른 거포로 채우기보다 타선의 연결성과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어줄 선수가 더 어울려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카스트로의 장점이 분명해진다. 카스트로는 위즈덤처럼 타석에서 한 방만 노리는 유형의 타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컨택트형 타자라고 보기도 어렵다. 올 시즌 카스트로는 타율을 유지하면서 2루타와 홈런을 함께 생산하고 있다.

현재 그는 78경기에서 타율 .329, 출루율 0.366, 장타율 0.557, OPS 0.923을 기록하고 있다. 2루타만 27개이고 홈런도 15개, 타점은 68개에 달한다. 워낙 맞히는 재주가 좋은지라 안타를 만들어내면서 2루타를 비롯한 장타도 꾸준히 나온다.

시즌 초반에는 카스트로의 입지가 흔들렸다. 리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상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타자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고, 대체 외국인 타자를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대체 외국인 타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가 32경기에서 타율 .264 10홈런 31타점 OPS 0.862로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교체를 요구하는 여론도 높았다. 낮은 출루율 때문에 OPS 등 세부 지표는 지난해 위즈덤과 비슷했으나, 득점권에서 타율 0.355(31타수 11안타) 4홈런 OPS 1.206으로 강했던 부분도 이유로 언급됐다.

하지만 복귀 이후 카스트로는 여론을 바꿨다. 타율과 장타 생산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KIA 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현재 보여주는 공격력만 놓고 보면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생산력이다.

결국 외국인 타자 영입은 선수 개인의 홈런 숫자만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기존 타선에 무엇을 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6493428_3_2d13b213.webp▲  해럴드 카스트로는 공을 맞추는 능력만큼은 역대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KIA 타이거즈
미국에서 폭발하는 위즈덤, KBO에서는 다른 해법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위즈덤이 지난 시즌 KIA에서 고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위즈덤은 홈런 숫자(35개)는 나쁘지 않았으나 타율은 .236에 그쳤고 삼진도 142개나 기록했다. 장타력이 강한 만큼 약점도 뚜렷했다. KIA가 위즈덤의 파워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재계약을 선택하지 않은 배경에는 이런 부분이 크다.

올해 미국으로 돌아간 위즈덤은 다시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 트리플A에서 압도적인 장타력을 되찾았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과 KBO리그의 투수들이 위즈덤을 상대하는 방식이다.

미국 야구에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약점 공략이 이뤄지지만, 강한 공과 강한 공의 승부가 상대적으로 자주 나온다. 힘이 좋은 타자가 좋은 공을 맞히면 그대로 장타로 연결되는 환경이다.

KBO는 다르다. 장타력이 강한 타자에게 굳이 힘으로 맞설 이유가 없다.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타자가 원하는 공을 주지 않는다. 위즈덤처럼 장타력은 뛰어나지만 약점이 분명한 타자에게는 더욱 까다로운 환경이다.

위즈덤의 KIA 시절 부진 역시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KBO 투수들의 집중적인 약점 공략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했느냐도 중요한 문제였다.

미국으로 돌아간 위즈덤이 트리플A에서 폭발적인 홈런 생산력을 보여주는 것은 그래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승부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장점이 다시 살아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위즈덤의 현재 성적이 KIA의 선택을 뒤집을 정도도 아니다. KIA가 위즈덤에게서 기대한 것은 압도적인 홈런 생산력이었지만, 현재 카스트로에게서 얻고 있는 것은 타율과 2루타, 홈런을 함께 만들어내는 타선의 균형이다.

트리플A에서의 위즈덤 활약상은 그의 가치를 증명한다. 하지만 현재 카스트로의 활약은 KIA가 왜 다른 선택을 했는지를 입증하고 있다. 현재 KIA에게 더 필요한 유형은 어느 쪽이 더 강한 타자인지가 아니라, 어느 쪽이 팀의 빈 곳을 더 잘 채워주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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