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축구가 4쿼터 경기 됐다”… 월드컵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팬 4명 중 3명 반대
chatgpt 생성 이미지축구는 90분 동안 흐름이 끊기지 않는 스포츠다. 하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그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수 보호를 위해 도입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Hydration Break)’가 경기 흐름을 끊고, 방송 광고를 늘리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글로벌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18일 “월드컵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사양하겠다(No thanks)”며 독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소개했다.
FIFA는 이번 대회부터 전반 22분 안팎과 후반 67분 안팎에 각각 3분씩 공식 휴식 시간을 도입했다. 고온다습한 북미 지역 기후를 고려해 선수들이 물을 마시고 체온을 조절할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취지만 놓고 보면 이견이 없었다. 문제는 실제 경기에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디애슬레틱이 월드컵 뉴스레터 구독자 9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6.4%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문제가 있다(problematic)”고 답했다. “별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13.3%, “오히려 좋다”는 의견은 10.3%에 그쳤다.
가장 큰 불만은 경기 흐름이 끊긴다는 점이다.
축구는 전·후반 45분씩 이어지는 흐름의 스포츠다. 부상이나 교체, 비디오판독(VAR) 등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될 수는 있지만, 계획된 공식 휴식시간은 지금까지 월드컵 역사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 중 두 차례 3분씩 쉬게 되면서 사실상 축구가 ‘4쿼터 경기’로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독일과 퀴라소의 E조 경기에서는 전반 중반 1-1로 팽팽하던 순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선언됐고, 이후 경기 흐름은 완전히 독일 쪽으로 기울었다. 독일은 결국 7-1 대승을 거뒀다. 디애슬레틱은 “강팀이 몰아치거나 약팀이 분위기를 타는 순간 강제로 경기가 끊기는 사례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큰 논란은 방송 광고다. 미국 중계사 폭스스포츠(Fox Sports)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시작되자마자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개막전에서는 두 번째 브레이크 뒤 광고가 길어져 경기 재개 장면 일부를 놓치기도 했다.
영국 BBC나 ITV, 미국 스페인어 방송사 텔레문도는 경기장 화면을 유지하며 감독의 작전 지시나 선수들의 휴식 장면을 보여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디애슬레틱은 “104경기 동안 경기당 6분의 추가 광고가 발생하면 총 10시간 이상의 광고 시간이 새로 생긴다”며 “방송사들이 앞으로 광고 수익을 위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정례화를 FIFA에 요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선수 보호라는 선한 의도가 상업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축구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선수들의 안전은 중요하다. 특히 몬테레이, 댈러스 등 일부 개최지는 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예상된다. 다만 모든 경기에 일률적으로 브레이크를 적용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이번 대회 경기장 상당수는 냉방 시설이 갖춰진 돔구장이다.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가 맞붙은 미국 댈러스 스타디움의 경우 외부 기온은 32도였지만 실내 온도는 22도로 유지됐다. 당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선언되자 잉글랜드 팬들 사이에서는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FIFA는 이미 규정을 확정한 만큼 이번 대회가 끝날 때까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유지할 계획이다. 디애슬레틱은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선수 보호와 경기의 연속성, 그리고 상업성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선수 보호를 위해 시작된 제도가 의도치 않게 축구를 네 쿼터 경기로 바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세훈 기자 [email protected]
- 이전글박지성 "멕시코 지옥 원정? 이강인 발끝 주목…이길 생각으로 임해야"26.06.18
- 다음글홍명보호, 멕시코 꺾으면 2경기 만에 조 1위 가능할지도26.06.1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