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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2연속 AG '노메달', 아시아 변방으로 밀린 한국 여자배구

관리자 각티비 2026-09-23 09:36 6 0
[아시2연속 노메달에 세계랭킹 28위… 세대교체 실패·리그 구조 혁신 필요도대한민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2연속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28위)은 22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아레나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태국(13위)에 세트스코어 0대3(20-25, 19-25, 23-25)으로 완패했다.강소휘(10득점), 이다현(9득점), 육서영(8득점)이 분전했지만 셧아웃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한국은 앞서 일본(6위)과 준결승전에서도 세트스코어 0대3으로 완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마지막 자존심을 기대했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난적 태국에도 단 한 세트도 뺏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몇몇 선수들은 완패 이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여자배구의 흑역사

▲  22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대한민국과 태국의 동메달 결정전. 세트점수 0-3으로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6.9.22ⓒ 연합뉴스
여자배구가 1962 자카르타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한국은 지금까지 아시안게임에서만 총 메달 14개(금 2, 은8 동,4)를 획득했다. 마지막 금메달은 홈에서 열린 2014년 인천 대회였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이 대회는 '배구여제' 김연경이 출전한 마지막 아시안게임이었다.

2021년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김연경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으면서, 2023년 개최된 항저우 대회에서는 5위에 머무르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06년 도하 대회(5위)에 이어 아시안게임 역대 최악의 성적 타이 기록이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는 4위에 머무르며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노메달'이라는 또 다른 흑역사를 추가했다.

조별예선과 8강까지는 비교적 약체팀들을 순항했다. 홍콩(127위)과 카타르(107위)를 3대0으로 셧아웃했고, 베트남(32위)은 3대1로 제압했다. 8강에서도 카자흐스탄(42위)을 3대0으로 완파했다.

하지만 한국보다 랭킹이 높은 우승 후보급 팀들을 만나자마자 곧바로 실력 차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8강에서 탈락한 직전 항저우 대회보다 순위는 상승했지만, 정작 메달이 걸린 두 경기 내내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는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였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에서 현재 일본과 태국이 한국보다 우세하다는 것은 예상했지만, 최소한 '졌지만 잘 싸웠다'거나 '그래도 희망을 봤다'는 위안조차 얻기 힘든 초라한 결과였다.

한국 여자배구는 5년 전만 해도 아시안게임보다 더 수준이 높은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달성했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박정아, 양효진, 김수지 등이 버틴 한국은 강호 일본과 튀르키예 등을 연달아 제압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한국 여자배구는 이후 '세대교체'에 완전히 실패했다. 불세출의 스타 김연경이 2021년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2025년 선수생활을 완전히 은퇴했다. 김연경과 동시대에 활약했던 황금세대 멤버들도 하나둘씩 나이를 먹으며 대표팀을 떠났다.

여기에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했던 이다영과 이재영 등은 학폭 논란으로 몰락하며 한국 배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대표팀에서 김연경의 에이스 계보를 물려받은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는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부진을 거듭하며 '왕관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임을 드러냈다. 김연경이라는 한 명의 걸출한 슈퍼스타와 소수정예에게 의존해왔던 여자배구 선수층이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암흑기에 접어든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2년과 2023년 VNL(FIVA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12전 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024년에야 태국을 3-1로 꺾기 전까지 30연패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도쿄올림픽 당시 14위까지 올랐던 세계랭킹은 한때 43위까지 추락했다.

부진은 아시아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2023년 항저우 대회에서는 베트남에 2-3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같은 해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도 6위에 그쳤다.

도쿄올림픽 이후 일본에 7전 전패

올해 초 차상현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는 지난 6월 AVC(아시아 배구 연맹)컵에서 7전 전승으로 오랜만에 국제 대회 정상에 오르며 잠시 반등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는 아시아 최상위권 국가들이 모두 불참했다.

실제로 진짜 시험 무대였던 2026 아시아선수권 8강 탈락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4위에 그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만 확인했다.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마지막 상대가 태국이었고 0-3으로 패했다는 결과도 똑같았다. 일본에는 도쿄올림픽 이후 7전 전패를 당하며 한 세트로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선수들이나 감독의 능력만 탓할 문제는 아니다. 한국 여자배구가 추락하게 된 가장 근본 원인은 열악한 선수 저변과, 기형적인 리그 구조에 있다. 국내 학원스포츠에서 남녀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교팀의 숫자가 20개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아마추어팀이 선수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프로에 진출하는 선수들도 다수가 기본기와 체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신인이 즉시전력감으로 활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V리그의 현실도 국내 선수들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연경의 전성기 이후 현재 대표팀 공격수 중에서 소속팀에서 외국인 선수를 제치고 더 높은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는 선수는 찾기 힘들다. 이러다 보니 외국인 선수 없이 국제 대회에서 나서는 대표선수들이 스스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여자배구는 이제 아시아무대에서조차 중국, 일본, 태국에 밀려 수준 차가 많이 벌어진 4위권으로 떨어졌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김연경 같은 천재가 언제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도 기약이 없다. 현재의 리그 구조와 배구 행정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없다면,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는 길은 멀고 험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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