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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김기자의 V토크] 여전한 김연경의 그늘을 지우려면

관리자 각티비 2026-09-22 22:35 7 0
7229617_1_e5320b2e.webp22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대한민국과 태국의 동메달 결정전. 세트점수 0-3으로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차상현 감독 등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배구에 드리워진 ‘여제’ 김연경의 그늘은 여전히 짙다. 일본, 태국 등 아시아 강자들이 세운 벽 앞에서 그의 빈 자리는 더욱 휑하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21일 일본 고마키 파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일본에 세트 스코어 0-3(20-25, 22-25, 16-25)으로 완패했다. 국제배구연맹 랭킹(일본 6위, 한국 28위)만큼 경기력의 격차가 컸다.

최우선 과제로 정한 메달권 진입에도 실패했다. 22일 열린 태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0-3(20-25 19-25 23-25)으로 져 4위에 머물렀다. 1세트 주심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있었지만, 경기력에서 완전히 밀렸다. 3년 전 항저우 대회(8강 탈락)와 비교하면 한 걸음 나아갔지만 ‘두 대회 연속 노메달’이라는 성적표는 여전히 아쉽다.
7229617_2_f7c0b1e0.webp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스코어 0-2 상황에서 3세트까지 뒤처지자 한국 선수들이 벤치에서 아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배구가 일본을 이긴 기억은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치른 7차례의 공식전 대결은 모두 0-3 완패로 끝났다. 공교롭게도 김연경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이후 한일전에서 단 한 세트도 건지지 못 했다. 태국에게도 1승 7패로 절대 열세다.

인구도 많고 생활 체육 활성화 수준도 높은 일본이 한국에 앞서는 건 당연한 결과다. 일본은 ‘하루코(춘계 고교 배구대회)’와 ‘인터하이(전국선수권)’에 남녀부 본선에 각각 52개 팀이 출전한다. 지역 예선을 통과하려면 통상적으로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반면 한국은 여고부 팀을 다 합쳐도 18개에 불과하다. 체격 조건이 탁월한 선수, 키는 작지만 운동 신경이 남다른 선수 등 저마다의 특징이 버무려진 일본과 달리 한국은 단지 ‘키가 커서’ 배구를 시작한 선수가 대부분이다.

선수 육성 방식도 차이가 크다. 일본은 고교 때까지 기본기를 다지는데 집중한다. 장신이어도 리시브, 수비, 패스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한국은 키 큰 선수에겐 아웃사이드 히터 역할을 맡기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일찌감치 리시브가 필요 없는 미들블로커나 아포짓 스파이커로 키운다. 줄곧 공격 훈련에만 집중한 탓에 프로에 와선 서브도 제대로 못 받고, 정작 공격력은 외국인 선수에 밀리는 ‘계륵’이 된다.
7229617_3_1f685e25.webp김연경 선수를 비롯한 여자배구 대표팀이 31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에이(A)조 4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결정 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B]
아이러니하게도 여자 프로배구 인기는 뜨겁다. 시청률이 남자부를 훌쩍 뛰어넘어 프로야구 다음으로 높다 보니 방송사들이 선호한다. 김연경이 V리그에서 은퇴한 직후인 2025~26시즌 시청률은 1.05%로 전년도(1.09%)와 큰 차이가 없었다. 관중 동원(경기당 평균 2465명) 상황도 엇비슷하다.

주목도와 맞물려 선수들의 환경도 준수하다. 일본 SV리그와 견줘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평균 연봉은 더 높다 보니 수준 높은 해외리그에 도전하는 선수가 드물다. 김연경 이후 유럽 상위 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는 전무하다. 이다현이 연봉 삭감을 감수하고 일본 팀 NEC에 도전장을 내민 정도다.

상황을 바꾸려면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V리그는 내년부터 아시아쿼터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린다. 국내 선수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다는 의미다. 여러 배구 관계자들은 “2군리그부터 활성화 해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K리그처럼 연령별 팀 운용을 의무화하고, 준프로 계약 등을 통해 소속팀에 발탁 우선권을 주는 제도도 참고할 만하다. ‘제2의 김연경’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만 바라야 하는 현재 시스템으론 한계가 명확하다.

한편 결승에선 중국이 일본을 3-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멍지에가 26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사토 요시노, 와다 유키코, 세키 미나미 등이 합류했으나 1진 중 절반 정도가 빠진 일본은 중국의 높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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