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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마중 없대요, 엄마처럼 메달 못 따면

관리자 각티비 2026-09-17 00:01 0 0
6853891_1_630331f9.webp홍콩과의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 주역인 여자 배구대표팀 미들블로커 이다현(맨 위). 어머니는 국가대표, 남동생은 프로 선수로 활약 중인 ‘배구 집안’ 출신이다. [뉴스1] 배구 집안의 장녀 이다현(25·NEC 레드로켓츠·사진)이 대를 이어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한다. 당초 딸이 배구를 하길 바라지 않았던 엄마는 이제 “메달을 따야 마중을 나오겠다”며 앞장서 응원한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16일 일본 고마키 파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홍콩을 세트 스코어 3-0(25-23, 25-12, 25-12)으로 이겼다. 강소휘가 팀내 최다인 14점, 이예림이 9점을 올렸다.

미들블로커 이다현은 블로킹 1개, 서브득점 2개 포함 12점으로 든든히 뒤를 받쳤다. 특히 1세트 중반엔 연속 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속공과 이동 공격을 적절히 섞어 상대를 흔들었다. 이다현은 “1세트 땐 연습 만큼 되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페이스를 찾았다”고 했다. 이다현은 3년 전 항저우 대회 8강에서 탈락한 기억을 되새긴다. 이다현은 “그땐 많이 어설펐다. 경험 면에서도 부족했다”면서 “이번엔 책임감이 커졌다. 무조건 결과를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다현의 어머니 류연수씨는 선경 여자 배구단에서 활약했다. 신인왕에 오르고 국가대표로도 뛰었지만 시력 문제로 조기 은퇴했다. 이후엔 수퍼모델 선발 대회에 출전하고, 리포터로 방송 활동도 했다. 유년기를 필리핀에서 보낸 이다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머니 류씨가 딸에게 배구선수였던 과거를 알리지 않아 어린 시절엔 배구와 인연을 맺을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귀국 후 몸 속에 흐르는 ‘배구 DNA’를 따라 엄마처럼 배구공을 잡았다. 남동생 이준영(23·KB손해보험)도 프로배구선수가 됐다. 포지션은 세 사람 모두 미들블로커다.

6853891_2_e7a06969.webp여자 배구대표팀 미들블로커 이다현. [연합뉴스] 류연수씨는 1990년 베이징 AG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건 이력이 있다. 이다현이 이번 대회에서 메달권에 입상한다면 배구 종목에서 대를 이은 메달리스트가 탄생한다. 이다현은 “부모님이 메달을 못 따면 마중 나오지 않겠다고 하셨다. 그만큼 이번 메달이 간절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흘려보내면 4년을 기다려야 한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여자 배구는 2021년 도쿄올림픽 이후 또렷한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과 ‘거미손’ 양효진이 은퇴한 뒤 국제 경쟁력을 잃었다. 높은 인기와 연봉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다 보니 ‘우물 안 개구리’란 비판도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이다현은 해외 진출을 선택했다. 1년간 일본 SV리그 명문팀 NEC에서 임대 선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V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일본에 직행한 건 김연경 이후 17년 만이다.

동생 이준영은 “누나가 오래 염원하던 해외 진출을 이뤄내 뿌듯하다”면서 “안주하지 않고 항상 도전하는 누나를 지켜보는 게 내게도 커다란 동기부여가 된다”며 응원했다. 동생의 메시지를 전해 듣고 “착한 동생이라 평소에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 준다”며 활짝 웃은 이다현은 “일본행이 내 배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했다.

대표팀은 17일 조 최약체 카타르를 상대한 뒤 18일 베트남과 만난다. 3년 전 8강전에서 한국을 떨어트린 상대다. 하지만 이다현의 시선은 베트남을 넘어 우승 후보로 꼽히는 태국, 일본을 향한다. 그는 “진천선수촌에서도 두 나라를 반드시 넘는다는 각오로 연습에 매진했다. 그간 준비한 과정을 믿고 도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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