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김기자의 V토크] 일본 국대 사령탑이 V리그에… 마나베 IBK기업은행 감독
여자부 트라이아웃에 참석한 IBK기업은행 새 사령탑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여자배구 IBK기업은행 최근 8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봄 배구도 2020~21시즌(3위)이 마지막이다. 변화가 필요했던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뒤 마나베 마사요시(63) 감독을 선임했다. 일본 국가대표팀을 맡아 2010년 세계선수권 3위에 올랐고 2012년엔 김연경이 이끄는 한국을 물리치고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따냈다. 2024년에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10일 기흥 IBK기업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마나베 감독은 “선수들의 모티베이션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베테랑인 임명옥이 선수들을 아울러주고 있다. 하나의 팀으로 나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단양 퓨처스 대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한 마나베 감독에게 한국 선수들을 실제로 본 소감을 물었다. 그는 “영상으로 본 것보다 체격조건이나 힘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아쉬움 점이 있다면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선수들 스스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플레이를 할지 생각하는 ‘싱킹 발리볼’을 강조한다”고 했다.
마나베 감독은 “우리 팀 전략과 관련이 있어 자세히 이야기할 순 없지만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영상을 보여주며 선수들과 피드백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도로공사와 연습경기(세트 스코어 2-2) 이후 도공 선수들은 추가 훈련을 했다. 체육관에는 득점, 성공률 등 1차 자료를 가공한 효율 자료 등을 통해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쉽게 알 수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컵대회 정상에 오르며 V리그에서도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5위로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 준비는 순조롭다. 이소영이 팀에 복귀했고, 임명옥은 연습경기에 뛸 만큼 몸 상태가 좋아졌다. 오사나이 미와코(등록명 미와)도 팀에 잘 적응중이다. 한국에서 3시즌을 뛴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도 유럽선수권을 마치고 합류했다.
한국 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도로공사 우치세토 마미(왼쪽)와 IBK기업은행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가운데), 오사나이 미와코. 기흥=김효경 기자 마나베 감독은 “빅토리아는 아직 팀에 합류한지 얼마 안 돼서 어떤 포인트를 줄지 고민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활약했던 만큼 기량을 발휘해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빅토리아 외에도 여러 선수들을 기용해 퍼즐을 맞춰가는 중”이라고 했다. 빅토리아는 7㎏ 정도 체중이 줄어들었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서 몸담았던 가메야마 히로시 코치가 합류했다. 마나베 감독은 “한국 리그 운영과 선수들에 대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관건은 역시 세터다. IBK기업은행은 FA 세터 김다인(현대건설) 영입전에도 나서는 등 세터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마나베 감독은 충분히 현재 세터들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연습경기에선 박은서가 주로 스타팅을 맡지만 김하경과 최연진도 충분히 기회를 얻고 있다.
마나베 감독은 “IBK와 계약하기 전부터 세터에 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V리그의 모든 세터를 본 결과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배구는 세 번째 공을 받는 사람이 결정을 내는 스포츠다. 세터도 중요하지만 공격수들이 협조해서 충분히 득점을 해내야 한다”고 했다.
마나베 감독은 2년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그는 “부담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수십 년 동안 느껴왔다. 무엇보다 부담과 압박이 없는 과제를 한다고 하면 재미가 없을 거 같다. 그걸 의욕으로 바꿔서 불태우는 성격”이라며 “한국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에 기대되는 마음도 있다. 선수단과 사무국이 하나가 돼서 한마음 한 뜻으로 승리를 쌓아올라 가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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