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손맛 매서운 고딩… 한국 배구 웃게 할게요
‘리틀 김연경’ 손서연 인터뷰
한국 여자 배구의 차세대 거포로 떠오른 손서연이 22일 인천의 선수단 숙소에서 배구공을 끼고 포즈를 취했다. 촬영을 마친 그는 “다른 선수들이 제가 사진 찍는 모습을 볼까 봐 조마조마했다”며 수줍어했다. 영락없는 여고생이었다./최기웅 기자
“김연경 선수는 저와 달리 키(192㎝)도 크고 정말 전설적인 선수잖아요. 저를 ‘리틀 김연경’이라고 불러주시는 건 그만큼 훌륭한 선수가 되라고 격려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일본 시가현에서 열리는 한·중·일 주니어 배구대회를 하루 앞둔 지난 22일 인천의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손서연(16·182㎝)은 “칠레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서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돼 엄청 피곤하다”며 혀를 쭉 내밀고 방긋 웃었다. “주변의 관심을 많이 받는 게 우리나라 배구에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엄마가 저보다 더 들뜬 것 같아서 약간 민망해요.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죠.”

2021년 도쿄 올림픽 ‘4강 투혼’을 선보였던 한국 여자 배구는 ‘여제’ 김연경이 대표팀을 떠난 뒤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성인 대표팀은 FIVB(국제배구연맹)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2022~2023년 2년 연속 12전 전패의 수모를 겪었고,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실패했다. 지난해 VNL에서도 1승 11패로 최하위에 그치며 올해 VNL 출전권을 잃었다. 도쿄 올림픽 직후 11위였던 세계 랭킹은 26위까지 추락했다.
이런 현실에서 손서연의 등장은 국내 배구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대회는 지난해 U-16(16세 이하) 아시아 선수권이었다. 그는 총 141점을 기록, 대회 MVP와 득점왕을 석권했다. 한국은 처음으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고, 손서연은 단숨에 한국 여자 배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올해 진주 선명여고에 진학한 그는 이달 칠레에서 열린 U-17 세계선수권에서도 조별리그 5전 전승을 이끌며 맹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8강에서 튀르키예에 1대3으로 패하는 등 최종 6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손서연은 총 179득점(경기당 19.89점)을 올려 전체 득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도 41.24%로 득점 상위 10명 가운데 3위를 기록하며 세계 정상급 유망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U-17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반납한 채 하루 6~7시간씩 이어지는 ‘지옥 훈련’을 견뎠다. 손서연은 “잘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지독하게 체력 훈련에 매달렸기 때문에 6위라는 성적은 사실 아쉽다”고 했다. 블로킹에서 4-21로 크게 밀리며 튀르키예에 패한 8강전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고 한다. 손서연은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점프력을 더 끌어올리고, 상대의 높은 블로킹을 뚫을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키 186㎝인 아버지의 운동 신경과 승부욕을 물려받은 손서연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남다른 점프력을 눈여겨본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배구에 입문했다. “마침 엄마가 다니던 요가 학원에 대구시청 소속 배구 선수들이 많았는데 그분들이 엄마에게 ‘배구를 시켜보면 좋겠다’고 적극적으로 권해주신 덕분에 운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고향 대구를 떠나 배구 명문 경해여중에 입학하면서 진주에서 기숙사 생활을 한 지도 어느덧 4년째.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아쉬움도 있지만, 온전히 배구에 몰입할 수 있어 오히려 좋다고 한다.
손서연은 “강력한 파워와 블로킹은 장점이지만, 공격의 강약 조절과 리시브는 아직 부족하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세계 무대에서 우뚝 서기엔 182㎝의 키가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손서연도 자신의 신체 조건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직 성장판이 닫힌 건 아니지만 솔직히 최근에는 키가 많이 크고 있지는 않아요. 더 크기를 기다리기보다는 훈련을 통해 점프력을 극대화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손서연은 큰 키가 아니어도 뛰어난 기술과 점프력으로 국제 대회에서 활약하는 일본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본다고 한다.
최근 한국 구기 종목에는 우울한 소식이 많았다. 특히 대표적인 실내 인기 스포츠인 배구와 농구는 학생 선수들이 갈수록 줄면서 종목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손서연을 비롯한 장수인(경남여고), 어민서(한봄고), 이서인(선명여고) 등 여자 배구 ‘황금 세대’의 최근 활약은 한 줄기 빛처럼 반갑다. “친구들과 잘 성장해서 올림픽에 함께 나가 메달을 목에 걸고 싶어요. 그때도 제가 주장이면 더 좋겠죠? 하하.”
한국 여자 배구의 차세대 거포로 떠오른 손서연이 22일 인천의 선수단 숙소에서 배구공을 끼고 포즈를 취했다. 촬영을 마친 그는 “다른 선수들이 제가 사진 찍는 모습을 볼까 봐 조마조마했다”며 수줍어했다. 영락없는 여고생이었다./최기웅 기자 “김연경 선수는 저와 달리 키(192㎝)도 크고 정말 전설적인 선수잖아요. 저를 ‘리틀 김연경’이라고 불러주시는 건 그만큼 훌륭한 선수가 되라고 격려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일본 시가현에서 열리는 한·중·일 주니어 배구대회를 하루 앞둔 지난 22일 인천의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손서연(16·182㎝)은 “칠레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서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돼 엄청 피곤하다”며 혀를 쭉 내밀고 방긋 웃었다. “주변의 관심을 많이 받는 게 우리나라 배구에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엄마가 저보다 더 들뜬 것 같아서 약간 민망해요.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죠.”

2021년 도쿄 올림픽 ‘4강 투혼’을 선보였던 한국 여자 배구는 ‘여제’ 김연경이 대표팀을 떠난 뒤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성인 대표팀은 FIVB(국제배구연맹)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2022~2023년 2년 연속 12전 전패의 수모를 겪었고,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실패했다. 지난해 VNL에서도 1승 11패로 최하위에 그치며 올해 VNL 출전권을 잃었다. 도쿄 올림픽 직후 11위였던 세계 랭킹은 26위까지 추락했다.
이런 현실에서 손서연의 등장은 국내 배구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대회는 지난해 U-16(16세 이하) 아시아 선수권이었다. 그는 총 141점을 기록, 대회 MVP와 득점왕을 석권했다. 한국은 처음으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고, 손서연은 단숨에 한국 여자 배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올해 진주 선명여고에 진학한 그는 이달 칠레에서 열린 U-17 세계선수권에서도 조별리그 5전 전승을 이끌며 맹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8강에서 튀르키예에 1대3으로 패하는 등 최종 6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손서연은 총 179득점(경기당 19.89점)을 올려 전체 득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도 41.24%로 득점 상위 10명 가운데 3위를 기록하며 세계 정상급 유망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U-17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반납한 채 하루 6~7시간씩 이어지는 ‘지옥 훈련’을 견뎠다. 손서연은 “잘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지독하게 체력 훈련에 매달렸기 때문에 6위라는 성적은 사실 아쉽다”고 했다. 블로킹에서 4-21로 크게 밀리며 튀르키예에 패한 8강전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고 한다. 손서연은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점프력을 더 끌어올리고, 상대의 높은 블로킹을 뚫을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키 186㎝인 아버지의 운동 신경과 승부욕을 물려받은 손서연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남다른 점프력을 눈여겨본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배구에 입문했다. “마침 엄마가 다니던 요가 학원에 대구시청 소속 배구 선수들이 많았는데 그분들이 엄마에게 ‘배구를 시켜보면 좋겠다’고 적극적으로 권해주신 덕분에 운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고향 대구를 떠나 배구 명문 경해여중에 입학하면서 진주에서 기숙사 생활을 한 지도 어느덧 4년째.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아쉬움도 있지만, 온전히 배구에 몰입할 수 있어 오히려 좋다고 한다.
손서연은 “강력한 파워와 블로킹은 장점이지만, 공격의 강약 조절과 리시브는 아직 부족하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세계 무대에서 우뚝 서기엔 182㎝의 키가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손서연도 자신의 신체 조건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직 성장판이 닫힌 건 아니지만 솔직히 최근에는 키가 많이 크고 있지는 않아요. 더 크기를 기다리기보다는 훈련을 통해 점프력을 극대화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손서연은 큰 키가 아니어도 뛰어난 기술과 점프력으로 국제 대회에서 활약하는 일본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본다고 한다.
최근 한국 구기 종목에는 우울한 소식이 많았다. 특히 대표적인 실내 인기 스포츠인 배구와 농구는 학생 선수들이 갈수록 줄면서 종목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손서연을 비롯한 장수인(경남여고), 어민서(한봄고), 이서인(선명여고) 등 여자 배구 ‘황금 세대’의 최근 활약은 한 줄기 빛처럼 반갑다. “친구들과 잘 성장해서 올림픽에 함께 나가 메달을 목에 걸고 싶어요. 그때도 제가 주장이면 더 좋겠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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