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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장재석 "문태종 형처럼 하고 싶었지만, 만족해"

관리자 각티비 2026-09-21 18:21 9 0
[인터뷰] 아이치·나고야 AG서 44년 만 원정 농구 금메달 합작한 '맏형' 장재석-'캡틴' 이승현기자말"이랴세 나고야!", 나고야 사투리로 '어서오세요, 나고야!'라는 뜻입니다. 1988년 올림픽 개최를 두고 서울과 경쟁했던 나고야가 38년 만에 아시아의 축제를 맞이합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의 현장, 그리고 선수들이 담아내는 감동의 이야기를 정갈하게 담겠습니다.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의 첫 단체 구기 종목 금메달이자, 44년 만의 원정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남자 농구 대표팀. 특히 홈 일본에서 치른 한일전에서 그야말로 완벽한 블록과 턴오버, 슛 결정력을 선보이며 최고의 명승부를 남겼다.

금메달의 중심에는 두 맏형이 있었다. 1991년생 맏형 장재석(KCC), 그리고 1992년생 둘째 형이자 이번 대회 캡틴으로 출전했던 이승현(현대모비스)이 그 주인공이다. 12년 전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겪었지만 자카르타 대회의 아쉬움을, 항저우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이승현, 생애 첫 아시안 게임에서 젊은 선수들보다 더 큰 활약을 펼친 장재석은 서로 비슷한 듯 다르게 빛났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고 싶었던 마음은 같았다. 실제로 경기가 끝난 후에는 장재석과 이승현이 태극기를 양손에 든 채 코트 위를 아이처럼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기쁨을 표현했을 정도였다. 20일 결승전이 끝난 후 <오마이뉴스>와 만난 두 선수는 "후배들과 언제 이렇게 다시 뛰어보겠냐"며 "후배들에게 금메달을 선물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7150255_1_0f297cc3.webp▲  20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남자 농구 결승 한일전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거둔 이승현이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장식
"한국 농구 10년 이끌 선수들... '농구대잔치' 시절 인기 되찾길"

이승현은 "농구를 하면서 마지막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 나 역시 인천 이후 12년 동안 금메달에 도전했다"라면서 "금메달 따는 것이 쉽지 않다. 자카르타와 항저우에서도 도전했는데 많은 좌절과 실패를 보면서 정말 '국가대표로 우승을 못 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했는데 우승을 거뒀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잘 했다는 것에 다들 너무 기뻐하고 만족한다. 특히 항저우 대회 때는 7위를 기록했으니,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온 셈이다"라면서, "다른 것보다도 언제 이 좋은 후배들과 다시 한 번 경기를 뛰겠냐. 나도 나이가 많이 찼지만, 한국 농구를 10년 이상 이끌어가야 할 선수들과 이렇게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올 한해 운을 다 쓴 것 같다"고 웃었다.

결승전 경기는 어땠을까. 이승현은 "전반전이 어려웠다. 일본 선수들도 3점 슛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선수들도 체력적인 부담감을 좀 느끼더라"면서 "라커룸 들어가서 이야기도 잘 나누었다. 선수들에게도 찬스일 때 자신있게 쏘되, 욕심을 내는 것보다도 옆에 동료가 보이면 공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돌아봤다.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수비였다. 이승현은 "선수들이 힘들더라도 수비는 끝까지 따라가더라"면서 "공격에서는 전반전에 몸이 덜 풀린 영향이 있었겠지만, 후반전에 더욱 잘 풀려 다행스러웠다"고 칭찬했다.

다만 이승현의 몸 상태는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이승현은 "슛이 날아가지 않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느꼈을 정도였다"라면서 "결승전의 내 역할은 알렉스 커크를 막는 것이었는데, 결승전에서 정말 활약하지 못했다. 그것만으로도 내 임무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말했다.

오늘의 한일전을 보고 농구를 시작할 어린 '예비 농구 국가대표'도 많지 않을까. 이승현은 "나는 농구를 처음 시작할 때 목표가 국가대표였다"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농구라는 스포츠가 개인이 잘 한다고 성적을 낼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개인 기량이 아무리 출중해도 옆에서 받쳐주는 동료가 없다면 우승을, 금메달을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농구 재미를 느끼고 더 빠져든다면 어린 선수들도 분명히 국가대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예비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농구가 이렇게 국가 대항전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본 적이 처음이다. 10년 동안 국가대표를 했는데, 이렇게 많이 취재진이 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한 이승현은 후배들에게 부탁 한 마디를 더했다.

"앞으로 어린 선수들이 좋은 것들을 누리길 바란다. 그런 만큼 책임감 있게 농구를 잘 하면 좋겠다. 나는 구기 종목 4대 스포츠 중에 (인기 면에서) 농구가 꼴찌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딛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한다. 농구대잔치 시절 선배들의 인기를 어린 선수들이 꼭 이루었으면 좋겠다."

7150255_2_fd41b5ec.webp▲  한일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대표팀의 캡틴 이승현(왼쪽)과 맏형 장재석(오른쪽)은 어린 아이처럼 가벼이 태극기를 들고 코트 위를 누볐다. 맏형의 간절함, 그리고 홀가분함이 잘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박장식
"네 번째 도전 만의 금메달... 한국 농구에 기여한 것 같아 기뻐"

장재석은 유독 아시안 게임과 인연이 없던 선수였다. 2014년에는 선발이 되지 못했고, 2018년에는 병역 의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3년 전 항저우 대회에 앞서서는 어깨 부상으로 탈락해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장재석은 "네 번째 만에 아시안 게임을 왔다"며 지난 세월을 돌아봤다.

그러며 "이번에는 너무 좋은 선수들과 감독님, 코칭스태프와 함께, 그리고 센터 포지션에 귀화 선수 없이 금메달을 따낸 만큼 자부심이 있다"고 말한 장재석. 그는 이어 "정말 힘들게 이겼다. 제일 좋은 때, (이)현중이, (최)준용이와 함께 금메달을 따게 되어 너무나도 기쁘다. 한국 농구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마지막 경기 40분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말했던 장재석. 그가 이번 아시안 게임에 절실했던 이유가 있었다. 12년 전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데 일조했던 문태종(은퇴)을 보며 동기 부여가 되었던 것.

장재석은 "당시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 다들 (문)태종이 형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농구 실력에서는 후배들보다 부족하지만, 분위기는 최대한 만들려 애썼다"며 말했다.

특히 결승전 3쿼터에서 일본의 '귀화 용병' 알렉스 커크를 상대로 엄청난 블록을 선보인 장재석은 "세레머니를 했어야 했는데..."라면서도, "한국에 오는 용병들이랑 계속 몸싸움했던 것이 알렉스 커크를 막는 데도 적응이 되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장재석은 그렇게 금메달을 후배들에게 선물해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아시안 게임 금메달이 너무 많이 기쁘다. 국민 여러분이 농구에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에, 응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이겼다"라고 말하며 지난 광복절 당시 열린 평가전 당시 일본에게 패배를 내준 것을 상기했다.

"당시는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우리도 컨디션을 올리는 과정이었지만, 그런 결과가 나왔다. 당시에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어 열심히 했는데, 이번에 만회하게 되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선수들을 향한 당부도 전했다. 장재석은 "선수들이 예술체육요원이 되면 농구에 더 집중해서, 국민들께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나 싶어 이야기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아내와 딸이 와 주었다. 힘들 텐데 시합 봐줘서 너무 고마웠다"라고 말한 장재석은 "아내에게 처음 금메달 걸어줬다. 집도 잘 못 가는데 이렇게나마 남편으로서 일을 한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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