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메달 따면 군대도 면제”…전쟁 속 이란 농구, 마지막에 웃었다
이란 남자 농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20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을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전쟁을 겪고 있는 이란 남자 농구대표팀이 중국을 꺾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들은 “코트에 우리의 모든 마음을 쏟았다”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란은 지난 20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대회 남자 농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을 79-70으로 꺾었다. 전반을 29-31로 뒤진 이란은 3쿼터에 경기를 뒤집어 55-46으로 앞섰고, 마지막 쿼터 중국의 추격을 막아냈다.
경기가 끝난 뒤 이란 선수들은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2013년 이란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 드래프트에서 지명됐던 베테랑 아르살란 카제미(36)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받아온 압박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무력 충돌은 지난 2월 말부터 이어지고 있다. 카제미는 선수들과 가족들이 지난 수개월 동안 겪은 상황을 언급하며 “이란 국민은 더 좋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오늘 동료들과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코트에 마음을 모두 쏟았다”고 말했다.
동료 아르만 장게네는 동메달에 또 다른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에서는 국가대표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면 의무 복무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장게네는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 일부 선수들에게는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2018년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까지 병역 면제 대상을 확대했다.
선수들은 대회 준비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장게네는 “지난 두 달이 매우 힘들었다. 필리핀에서 예선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이곳으로 왔다”며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것과 음식 문제 등 모든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결국 메달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우리에게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란 남자 농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14년 인천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연속 은메달을 따냈다. 전쟁과 장기간의 원정, 열악한 숙박 환경까지 견뎌낸 끝에 다시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섰다.
김세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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