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각티비

스포츠 뉴스

농구 12년 전 ‘엔트리 탈락’ 아픔 씻는다… ‘투혼의 3총사’가 이끄는 AG 결승전

관리자 각티비 2026-09-19 17:49 11 0
7014523_1_fc681918.webp이승현(왼쪽) | 연합뉴스

[스포츠경향 나고야 | 황민국 기자]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안게임 ‘12년 주기설’을 앞세워 금빛 쾌재를 부르고 있다. 2002년 부산 대회를 시작으로 12년마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기분 좋은 전통을 잇는 데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 오는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리는 숙명의 결승 한일전이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이 개최국 일본을 꺾는다면 1970년, 1982년, 2002년, 2014년에 이어 통산 다섯 번째 금메달을 수확하게 된다.

누구보다 이 금메달이 간절한 이들은 장재석(35)과 이승현(34), 최준용(32)으로 이어지는 베테랑 3총사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들이 20대 젊은 피들처럼 병역 혜택을 목표로 뛰는 것은 아니다. ‘캡틴’ 이승현은 12년 전 인천 대회의 기억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는 “처음 꺼내는 이야기인 것 같다. 나고야에 처음 도착한 날 무심코 깨달았다”며 “우리 셋이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15명에서 최종 12인 엔트리로 줄어들 때 마지막으로 탈락했던 3명이다. (최)준용이 얼굴을 보니 아쉬웠던 그날이 생각나더라”고 웃음 지었다. 이어 이승현은 최준용을 가리키며 “헤어밴드를 끼는 저 친구는 농구에 정말 진심이다. (장)재석이 형도 몸 성한 곳이 없을 텐데 맏형으로서 묵묵히 희생하며 수비와 리바운드에 가담한다”며 “우리가 솔선수범하니 후배들도 더 열심히 뛰어준다”고 치켜세웠다.

7014523_2_086e0222.webp18일 일본 나고야시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4강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최준용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6.9.18 나고야|강윤중 선임기자

이들 베테랑의 간절함은 코트 위 투혼으로 고스란히 증명되고 있다. 이승현은 예전처럼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진 못하더라도, 상대 핵심 선수를 꽁꽁 묶기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란과의 준결승에서 피지컬이 뛰어난 상대 센터 살라르 몬지를 무득점으로 틀어막은 뒤 “수비에 집중했는데 목표를 달성한 것 같다. 지금 우리 팀은 톱니바퀴처럼 모든 게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후배들이 모는 버스에 타고 있는 기분”이라며 자신을 낮춘 최준용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란의 핵심 빅맨 아살란 카제미와의 매치업을 버텨낸 뒤 날카로운 속공 전개까지 선보였고, 루즈볼 상황에선 코트에 몸을 던지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준용은 “베테랑은 원래 동생들이 잘할 수 있게 묵묵히 맞춰줘야 한다. 후배들이 고맙다고 말할 때마다 힘이 난다”면서 “내가 미국에서 꿈을 쫓는 사이 조별리그에서 고군분투한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남은 경기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7014523_3_f63b2ca1.webp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 장재석이 18일 일본 나고야시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4강 이란전에서 득점한 뒤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9.18 나고야|강윤중 선임기자

맏형 장재석도 매 경기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결승 상대인 일본과의 조별리그 맞대결 당시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낸 것이 대표적이다. 장재석이 18점 8리바운드로 중심을 잡아준 덕에 한국은 일본을 100-83으로 대파하고 결승행 동력을 얻었다. 후배 이현중이 “재석이 형에게 너무 고맙다. 젊은 선수들보다 한 발 더 열심히 뛴다”고 찬사를 보낼 정도다.

코트 밖에서도 베테랑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들은 결승 진출의 흥분을 가라앉히며 후배들의 멘탈 관리에 앞장서고 있다. 이승현은 라커룸에서 “웃고 떠드는 건 마지막 결승전이 끝난 뒤에 해도 늦지 않다”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최준용 역시 들뜬 인터뷰를 하던 후배에게 장난스레 핀잔을 주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이끌었다. 대한체육회의 도움으로 선수들을 괴롭히던 ‘컨테이너 숙소’를 벗어나 쾌적한 호텔로 옮긴 것 또한 후배들을 독려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로 활용하고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최준용은 후배들을 향한 남다른 애정으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과거의 난 후회를 많이 남겼지만, 우리 후배들은 그런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이번 대회만큼은 모두에게 후회 없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고야 | 황민국 기자 [email protected]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