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전훈인터뷰] 인터뷰 가장한 '토론'. 허 웅, 허 훈의 디테일 시나리오. "루이스 킹 엄청난 공격. 숀 롱과 볼 배…
우츠노미야=류동혁 기자
우츠노미야=류동혁 기자[우츠노미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스케일이 큰 인터뷰였다. 부산 KCC의 올 시즌을 책임져야 할 허 웅과 허 훈 형제를 일본 우츠노미야에서 11일 만났다.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의 주역. 그리고 리그 최고의 메인 볼 핸들러, 슈터로 자리매김한 허 형제였다.
필자의 인터뷰 계획은 완전히 '무너졌다.' 통상적으로 인터뷰 질문을 준비해 간다. 개인적 목표, 외국인 선수와의 호흡 문제, 그리고 KCC의 차기 시즌 전망 등을 묻는다.
두 선수는 머리 속에는 개인적 목표는 없었다. 팀이 어떻게 우승할까, 두 외국인 선수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에만 모든 관심이 쏠려 있었다.
누구보다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두 선수지만, 개인적 목표는 관심이 없었다. 클래스 자체가 높았다.
두 선수의 '입담'은 확실히 뛰어나다. 차기 시즌 모든 시나리오를 그렸고, '딥(deep)'하게 디테일한 외인선수들과의 조화를 파고 들었다. 그래서 그들과의 인터뷰를 가장한 '토론'은 재미있었다.
'송교창과 최준용의 공백'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허 훈은 "큰일난 거죠"라고 했다. 말과는 다르게 표정은 웃고 있었다. 그는 "그들의 빈 자리를 메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윤기찬 장재석 등이 열심히 할 것이라고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곧바로 새롭게 합류한 루이스 킹과의 조화에 대해 '토론'에 들어갔다.
허 웅은 극찬했다. "루이스 킹의 공격력이 엄청 좋다. 대만 전지훈련에서 놀랐다. 개인 능력은 역대급이다. 버튼, 론데 홀리스-제퍼슨 등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데 킹은 약간 다르다. 외곽에서 슈팅 효율이 너무 좋은데, 대부분 터프샷이었다"고 극찬했다. 허 훈 역시 동의했다.
곧바로 '걱정 모드'에 들어갔다. 허 웅은 "루이스 킹도 개성이 강하고 프라이드가 있다. 능력이 뛰어난 선수인데, 볼을 가지고 플레이를 한다. 템포 조절이 좋고 속공 처리 능력도 좋다. 자신의 리듬을 가지고 코트를 모두 보면서 농구를 한다. 사실 속공이나 세트 오펜스에서 허 훈을 거쳐서 농구를 하는 게 효율이 좀 더 좋긴 한데, 킹이 아직까지는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허 훈과 볼 핸들링 효율적 배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츠노미야=-류동혁 기자
우츠노미야=-류동혁 기자그러자 허 훈은 "사실 그 문제는 괜찮다. 반반해도 된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숀 롱보다는 루이스 킹이 말이 더 잘 통한다. 대화가 잘 되는 선수이고 코트에서 열정도 있다. 팀 플레이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같이 논의하면서 한다. 킹의 볼 핸들링이 좋고, 능력이 되는 선수이기 때문에 최대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싶다"고 했다. 이 말에 허 웅 역시 "한 쿼터에 20점씩 잡을 수 있는 선수다. 외곽슛 확률이 워낙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그럴 때는 밀어줄 수밖에 없다. 용병이 1명이 뛸 때 나도 볼 핸들러 역할을 가끔해야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 좀 더 심플하게 농구를 해야 팀의 공격 효율이 좋아질 것 같다. 그런 역할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두 선수의 걱정은 계속됐다.
허 훈은 "루이스 킹과 숀 롱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두 선수 모두 개성이 강하다. 볼 배분이 중요할 것 같다. 킹이 공격을 많이 하면 숀 롱의 공격 비중이 줄어들 수 있고, 이 부분에서 숀 롱은 민감한 부분이 있다. 때문에 공격 배분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지난 시즌 두 선수는 외곽에서 숀 롱 '기 살리기'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공격 기회를 몰아줬고, 숀 롱은 플레이오프에서 공수에서 모두 위력을 발휘했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최소화했다.
허 웅은 "숀 롱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는 5명의 선수가 모두 팀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다. 즉, 밸런스를 중요시 하는데, 그 부분이 무너졌을 경우 약점이 나온다. 여전히 팀의 중심은 숀 롱이다. 센터가 중심을 잡아야 팀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고 했다. 허 훈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수비 약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허 웅은 "루이스 킹이 미식축구를 해서 로테이션 수비는 괜찮다. 팀 수비는 좋지만, 프레임이 얇아서 1대1 수비가 약한 부분은 있다"고 했고, 허 훈은 "루이스 킹이 실전에서 부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속공 상황에서 빠르고 위력적이다. 반면 숀 롱은 속공에서 힘들어한다"고 했다.
해외진출을 선언한 최준용과 송교창에 대해서도 덕담을 건넸다. 두 선수는 "송교창은 올 시즌 일본에서 끝장을 보려는 것 같다. 최준용의 경우 전화 통화를 하는데, 해외진출 도전에 대해 응원한다"고 했다. 허 훈은 인터뷰 중간에 "아 도대체 최준용은 언제 오냐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의미다.
허 웅과 허 훈. 자신들의 팀 비중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단지, 개인적 목표를 말하기 보다는 팀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허 웅은 "EASL에서 좋지 않았다. 올 시즌 EAS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KCC가 그동안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이 없는데 일단 그 부분이 목표"라고 했다. 허 훈은 "외국인 선수 2명이 뛰는데, 이 부분이 최대 변수인 것 같다. 현 시점에서는 도저히 예상이 가지 않는다. 이 변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자신의 위치를 숀 롱, 루이스 킹 등 외국인 선수 2명의 특성에 맞게 세밀하게 조정 중이다. 이날 우츠노미야 니칸 스포츠센터 메인 아레나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두 선수는 완벽한 분위기 메이커였다. 팀동료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면서 유쾌하게 팀 훈련을 위해 소리치고,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허 형제의 KCC가 올 시즌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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