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되찾은 슛도사 본색…‘3점슛 7개’ 이정현
필리핀과의 친선전을 승리로 이끈 뒤 인터뷰 중인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이정현. 이두리 기자필리핀과 친선 1차전 27점
2차전서도 수비·리딩 존재감
에이스 이현중과 호흡도 척척
외곽 경쟁력 끌어올린 대표팀
힘 실린 AG 정상 탈환 동력
국가대표 슈터 이정현(27·고양 소노)이 완벽하게 살아났다. 이정현이 맹포를 터트리면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최대 무기이자 변수인 외곽 공격력을 보완하고 나고야로 향할 수 있게 됐다.
이정현은 지난 4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친선경기 1차전에서 27점을 책임졌다. 3점 슛 11개를 던져 7개를 명중시켰다. 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3점 슛 6개 중 2개를 넣었다. 3점 슛뿐 아니라 리딩과 수비에서도 맹활약하며 에이스로서의 존재감을 뽐냈다.
이정현은 지난 7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예선 대만과의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쳤다. 이후 일본을 상대로 한 FIBA 월드컵 아시아예선과 평가전에 모두 결장했다. 주포 이정현이 빠진 한국은 슛 난조로 위기를 겪었다. 이정현은 지난달 28일 FIBA 월드컵 아시아예선 레바논전에서 국가대표에 복귀해 3점 슛 2개 포함 13점을 올렸으나 31일 아시아예선 사우디전에서는 3점 슛 7개 중 1개를 넣는 데에 그쳤다. 부상 복귀 후 슛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이정현이 지난 4일 경기도 수원시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평가전에서 레이업슛을하고 있다. 연합뉴스오랜만에 시원한 손맛을 본 이정현은 지난 4일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갖고 경기해 달라고 주문하셨는데 그런 부분이 잘 나온 것 같아서 모두에게 고맙다”라며 “(이)현중이가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많은 역할을 해줘서 제 경기력이 잘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6득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한 이현중은 “정현이 형이 리듬을 찾은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이정현이 3점 라인 밖에서 던지는 족족 골이 됐던 4일,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이정현의 찬스를 만들어 줬다. 이정현은 “제가 오늘 잘 들어간다고 느꼈는지 팀원들이 제 찬스를 더 찾아 주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누군가가 터지지 않을 때 이렇게 점수를 내 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터지지 않을 땐 다른 누군가가 이런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라고 팀원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한국은 4일과 6일 필리핀에 20점 이상 앞서며 크게 이겼다. 비록 필리핀 전력이 완전체가 아니었지만, 시원한 연승을 거두면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정상을 향하는 동력에 힘이 실렸다. 이정현은 “국가대표팀 팀워크는 좋은데 각 팀을 상대할 때 전술적인 소통에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다”라며 “오늘(4일) 같은 경기가 앞으로의 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항상 모두가 슛이 잘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는 오늘의 저처럼 경기를 잘 풀어가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대표팀 감독도 이정현을 향한 믿음이 크다. 마줄스 감독은 4일 경기 후 “이정현은 포인트 가드로서 패스도 해야 하고 슛도 해야 하고 어떤 플레이를 할지 디시전 메이킹도 해야 한다”라며 “오늘 이정현은 그 모든 걸 정말 잘 해줬다”라고 평가했다. 마줄스 감독은 “이정현은 계속 경기를 뛰면서 자신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 그를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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