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우리보다 작은 멕시코, 승부수는 고공 축구[여기는 과달라하라]
김민재가 지난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와 첫 경기에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과달라하라 | 사진공동취재단멕시코의 최장신(195㎝) 수비수 세사르 몬테스(로코모티프 모스크바)가 1차전 퇴장으로 결장하는 팀을 노린다.
190㎝의 장신 듀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한범(미트윌란)이 힘과 높이를 앞세운 세트피스의 ‘고공 축구’를 예고했다. ‘장신군단’ 체코가 보여줬던 축구를 거꾸로 껄끄러운 공동 개최국 멕시코에 돌려주는 그림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멕시코와 만난다. 한국이 나란히 1승을 챙긴 멕시코를 잡는다면 사실상 A조 1위를 결정지을 수 있다.
또 역대 월드컵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2차전 징크스를 깨면서 최초의 본선 조별리그 2연승이라는 새 역사까지 쓸 수 있다.
홍 감독은 멕시코전을 앞두고 “지난해 9월 멕시코와 평가전(2-2 무)을 치른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쉴 틈 없는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멕시코의 실용적인 축구 스타일은 이미 파악해 해법까지 마련했다.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백승호(버밍엄 시티)가 중원에서 버티는 동시에 측면 날개인 이재성(마인츠)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부지런히 상대 공격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최전방으로 배치된 손흥민(LAFC)이 뒷공간으로 파고들 수 있는 패스가 계속 배달된다면, 멕시코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동시에 골까지 노릴 수 있다.
수비 안정에 조금 더 무게를 실었던 체코전과 달리 크로스가 날카로운 설영우(즈베즈다)와 김문환(대전)을 동시에 내보내면서 공격의 빈도를 조금 끌어올린다는 차이가 있다.
물론, 진짜 승부수는 따로 있다. 비공개 훈련에서 위치에 따라 꼼꼼하게 점검한 다듬었던 세트피스다. 멕시코는 몬테스의 퇴장으로 190㎝가 넘는 수비수가 사라졌다. 1차전 베스트 일레븐 기준 우리(181.7㎝)보다 작은 멕시코(평균 180.4㎝)의 페널티지역 수비가 한층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 손흥민의 오른발, 이강인의 왼발에서 나오는 코너킥과 프리킥이 페널티지역에 떨어진다면 김민재와 이한범이 얼마든지 골을 노릴 수 있다.
황인범은 “(김)민재라는 선수가 우리 팀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다. 내일 경기도 민재가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규성이 지난달 31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후반전 교체 카드로 조규성(미트윌란)이 투입된다면 세트피스 득점 기대치는 한층 올라간다. 큰 키(189㎝)를 살린 고공 폭격이 일품인 그는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 축구 선수로는 처음 멀티골을 터뜨린 선수다. 그는 세트피스 상황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크로스만 연결되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몬데스의 퇴장으로 공중볼 장악력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프리킥과 코너킥 찬스만 주어진다면 세트피스 득점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체코전은 공중볼이 까다로웠는데, 이번엔 반대 장면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멕시코가 자랑하는 라울 히메네스(울버햄프턴)와 훌리안 키뇨네스(알 카디시야)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히메네스가 동료들이 만들어주는 득점 찬스를 놓치지 않는 킬러라면, 키뇨네스는 매끄러운 개인기로 수비의 빈 틈을 만들어 골을 넣는다는 점에서 스타일이 서로 다르다. 월드컵 직전 시즌 사우디 프로리그에서 33골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골)를 제치고 득점왕을 차지한 키뇨네스는 이번 대회 첫 골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홍 감독은 “상대 스트라이커들의 움직임이 좋은 것은 알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수비 조직력의 힘으로 상대를 잘 막아냈으면 한다. 멕시코전을 위해 준비한 것들이 경기장에서 잘 나타났으면 한다”고 다짐했다.
과달라하라 | 황민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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