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트라이아웃 회고](9) 2023년, 4년 만에 이스탄불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아시아쿼터도 첫 도입
왼쪽부터 아베크롬비, 야스민, 지아, 실바, 부키리치. (C)KOVO[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2026 KOVO(한국배구연맹)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가 지난 5월 10일 체코 프라하에서 마무리 됐다. 마지막 트라이아웃 체제 선발이었다.
2015년 여자부가 먼저 도입했던 트라이아웃 제도는 12시즌 동안 외국인선수를 선발하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한국 리그 진출을 희망한 제한된 선수 풀 안에서 전년도 성적 역순으로 구슬을 차등 배분하고 순번을 추첨해 팀 1년 농사의 근간인 외국인선수를 선발한다는 건 롱런하기 어려운 제도였다.
특히 선발한 선수의 부상으로 대체 선수를 찾는 상황에서는 이 제도의 아킬레스건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라이아웃 체제가 10년 넘게 유지된 건 KOVO의 구성원인 일부 구단의 변함없는 지지 때문이었다.
중지를 모아 의견을 도출해야 하는 KOVO는 구단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통해 자유로운 선발로의 전환을 유도했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고, 하향평준화되는 외국인선수 수준을 끌어올릴 타계책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는 모든 구단이 자유롭게 외국인선수를 선발하게 된다. 선수 모집 이후 기량 테스트를 거치는 시스템이 아닌 구단 역량에 따른 선발로의 전환이다.
스포츠타임스는 2015년부터 2026년까지 12년 동안 한국을 비롯해 미국(2회), 이탈리아, 캐나다, 튀르키예(2회), 아랍에미리트, 체코 등 7개국 8개 도시(서울, 인천, 애너하임, 몬차, 토론토, 이스탄불, 두바이, 프라하)에서 열린 모든 여자부와 남자부 트라이아웃 현장을 취재하고 기사를 송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배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트라이아웃 시대 12년을 시리즈로 정리하며 돌아봤다. <편집자주>
# 아시아쿼터 첫 선발
한국배구연맹은 2023-2024시즌부터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구단들과 면밀한 대화를 이어간 끝에 실무위와 이사회를 거쳐 결정했다.
이는 국내선수 수급만으로는 코트 위 경쟁력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주전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더불어 연봉까지 치솟는 구조가 고착화 되면서 구단 운영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구단마다 온도 차는 있었지만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기량이 좋은 선수를 합리적인 연봉에 합류시켜 경기력과 효율성을 동시에 노리려는 건 공통된 생각이었다.
도입 첫 시즌 아시아쿼터 선수의 연봉은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10만 달러(세금 포함)로 결정했고, 재계약은 제한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최초 선발인 만큼 지명 순위 추첨 확률도 공평하게 했다. 모든 팀이 14.28% 확률 속에 지명 순서를 정하기로 결정했다.
외국인선수 선발에 앞서 아시아쿼터 선수를 먼저 선발하게 되면서 구단들의 시즌 구상도 복잡해졌다. 전력 보강의 중요한 기회가 추가되면서 아시아쿼터 선수 선발은 외국인선수 선발까지 영향을 끼쳤다.
# 여자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1순위 폰푼
여자부는 대면 트라이아웃이 불발됐다. 최초 계획은 사흘 동안 트라이아웃을 통해 기량을 점검한 뒤, 선수 선발에 들어가려 했지만 AVC(아시아배구연맹) 클럽챔피언십 대회와 일정이 겹쳤고, 일부 선수는 국가대표에 소집된 상황이었다.
결국 여자부는 2023년 4월 21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비대면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했다.
IBK기업은행이 행운의 전체 1순위로 태국 국가대표 주전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173cm)를 지명했다. 김호철 감독은 빠른 토스를 구사하는 폰푼을 선택하며 팀플레이를 빠르게 가져가려 했다.
2순위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태국 국가대표인 아웃사이드히터 위파위 시통(174cm)을 지명했다.
3순위 KGC인삼공사 고희진 감독은 인도네시아 국가대표인 아포짓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185cm)를 선택했다.
4순위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태국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아포짓스파이커 타나차 쑥솟(180cm)을 뽑았다.
5순위 페퍼저축은행 아헨 킴 감독은 필리핀과 미국 이중국적인 미들블로커 엠제이 필립스(182cm)를 지명했다.
6순위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인도네시아 출신 아웃사이드히터 메디 요쿠(170cm)를 뽑았다.
마지막 7순위는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은 일본 출신 아웃사이드히터 레이나 도코쿠(177cm)를 선발했다.
# 남자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1순위 에디
남자부는 2023년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2박 3일 동안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트라이아웃이 열렸고, 27일 제주시 썬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드래프트가 진행됐다.
삼성화재가 전체 1순위로 에디(몽골/미들블로커-아포짓스파이커/198cm)를 지명했다. 성균관대 4학년인 에디는 은사인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과 V-리그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2순위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일본 출신 리베로 료헤이 이가(171cm)를 선택했다.
3순위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필리핀 출신 아웃사이드히터 마크 에스페호(191cm)를 선발했다.
4순위 OK금융그룹은 몽골 출신 미들블로커 바야르사이한(미들블로커/197cm)을 지명했다.
5순위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타이완 출신 미들블로커 차이 페이창(203cm)을 선발했다.
6순위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아웃사이드히터 리우 훙민(타이완/191cm)을 뽑았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마지막 7순위로 일본 출신 아포짓스파이커 잇세이 오타케(201cm)를 선택했다.
# 4년 만에 열린 트라이아웃
KOVO는 2023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를 다시 대면 개최했다. 지난 2019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 이후 꼭 4년 만이었다.
이번에는 장소를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옮겨 진행했다. 5월 6일부터 8일까지 남자부가 먼저 열렸고,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여자부로 이어졌다.
KOVO는 2월 20일부터 3월 28일까지 신청자 접수를 받았고. 남자부 86명, 여자부 55명이 신청했다. 이후 구단 평가를 거쳐 남녀 각각 상위 40명의 트라이아웃 초청선수를 선정했다.
추가로 2022-2023시즌 V-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 중 트라이아웃에 신청한 선수들을 포함해 최종 남자부 46명, 여자부 44명이 트라이아웃에 참여했다.
남자부는 지난해와 동일한 연봉이었다. 1년차 40만 달러, 2년차 이상은 55만 달러였다. 여자부는 1년차가 20만 달러에서 25만 달러로 인상됐고, 2년차 이상은 30만 달러였다. 남녀부 모두 세금이 포함된 금액이었다.
# 남자부 드래프트...재계약 4명ㆍ2순위 요스바니
5월 8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더블트리 바이 힐튼 움라니예 그랜드볼룸에서 펼쳐진 2023 KOVO(한국배구연맹)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7개 구단 가운데 4개 구단은 우선지명권을 행사했고, 3개 구단이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다.
OK금융그룹은 행운의 1순위 자격을 얻었지만 이미 지난해 활약한 레오(쿠바/207cm)와의 재계약을 마친 상태였다. 아직 감독이 공석 중이라 권철근 단장이 단상에 올라 지명했다.
2순위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V-리그 경험이 있는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이탈리아/201cm)를 선택했다.
요스바니는 2018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4순위로 OK저축은행에 지명됐고, 2019 트라이아웃에선 마지막 7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됐다. 이후 요스바니는 2020–2021시즌 대체 외국인선수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번 삼성화재 지명으로 요스바니는 V-리그 네 번째 팀에서 활약하게 됐다.
3순위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지난해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했던 안드레스 비예나(스페인/194cm)와의 재계약을 마쳤다.
4순위 대한항공 또한 지난시즌 우승에 기여한 링컨 윌리엄스(호주/200cm)와 재계약을 선택했다.
5순위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리비아 출신 아흐메드 이크바이리(200cm)를 뽑았다. 지난해 삼성화재에서 활약한 선수였다.
6순위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슬로베니아 출신 마테이 콕(199cm)을 선발했다. 이번에 선발된 7명 가운데 유일하게 V-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였다.
마지막 7순위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지난 시즌 활약한 타이스 덜 호스트(네덜란드/205cm)와의 재계약을 결정했다.
# 여자부 드래프트...1순위 아베크롬비
5월 13일 열린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IBK기업은행은 전체 1순위로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미국-푸에르토리코/191cm)를 선발했다. 김호철 감독이 점찍어둔 선수였다.
아베크롬비는 트라이아웃 마지막 날인 13일 오전 6시 30분 14시간 비행 끝에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트라이아웃 현장으로 이동했고, 마지막 날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피곤한 가운데 기량을 펼쳤다. 이후 1순위로 뽑히며 한국행을 확정지었다.
2순위 페퍼저축은행 아헨 킴 감독은 부상 이후 재활이 순조로웠던 야스민 베다르트(미국/193cm)을 지명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현대건설의 연승 행진을 이끈 아이콘이었던 야스민은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복귀했다.
3순위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은 유일하게 지난 시즌 활약한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보스니아-세르비아/196cm)에 대한 우선지명권을 행사했다.
4순위 KGC인삼공사 고희진 감독은 미국 출신 아웃사이드히터 지오바나 밀라나(186cm)를 선택했다. 아포짓스파이커는 아시아쿼터로 메가왓티(인도네시아)를 선발한 상태였다.
5순위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지난 두 시즌 동안 GS칼텍스에서 활약한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카메룬/184cm)를 호명했다.
6순위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지젤 실바(쿠바-아제르바이잔/191cm)를 선택했다.
마지막 7순위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세르비아 출신 아포짓스파이커 반야 부키리치(198cm)를 지명했다.
# 2023-2024시즌 남자부 성적
새 시즌부터 KOVO는 공인구를 교체했다. 이에 따라 FIVB(국제배구연맹) 국제공인구인 미카사 V200W을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사용해 시즌을 마쳤다.
2023-2024시즌 남자부에선 대한항공이 23승 13패 승점 71점으로 1위, 우리카드가 같은 23승 13패였지만 승점이 1점 적은 70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OK금융그룹이 20승 16패 승점 58점으로 3위를 기록했고, 현대캐피탈이 18승 18패 승점 55점으로 4위에 올랐다.
한국전력은 18승 18패 승점 53점으로 5위, 삼성화재는 19승 17패 승점 50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5승 31패 승점 21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후인정 감독은 2024년 2월 14일 자진 사퇴했다. 남은 시즌은 김학민 대행 체제로 마쳤다.
준플레이오프에선 OK금융그룹이 현대캐피탈에 3-2 승리를 거뒀고. 기세를 몰아 플레이오프에서도 우리카드에 2연승을 거두며 챔프전까지 올랐다.
OK금융그룹은 5월 29일 선임된 오기노 마사지 감독 체제로 챔프전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현대캐피탈은 12월 21일 최태웅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진순기 수석코치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진순기 대행체제 전까지 현대캐피탈은 4승 13패 승점 16점이었지만 진 대행이 팀을 이끌며 초반 4연승을 기록하는 등 14승 5패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2024년 2월 7일 새 시즌부터 팀을 지휘할 필립 블랑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마지막 챔피언결정전에선 대한항공이 3연승으로 다시 한 번 정상에 등극했다.
대한항공은 12월 22일 외국인선수 무라드 칸(파키스탄)을 영입했다. 링컨이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였다.
이후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막심 지갈로프(203cm)를 영입하며 변화를 줬다. 막심은 챔프전 우승에 기여했다.
# 2023-2024시즌 여자부 성적
2023-2024시즌 여자부에선 현대건설이 26승 10패 승점 80점으로 1위, 흥국생명이 28승 8패 승점 79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정관장이 20승 16패 승점 61점으로 3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GS칼텍스는 18승 18패 승점 51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GS는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메디 요쿠를 시즌 전 소라야 폼라(태국/세터)로 교체했다가 2024년 2월 19일 다린 핀수완(태국)으로 다시 바꾸었지만 봄배구 진출에는 실패했다.
IBK기업은행은 17승 19패 승점 51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한국도로공사는 12승 24패 승점 39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5승 31패 승점 17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시즌 전 아헨 킴 감독이 사임하면서 조 트린지 감독을 선임해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역대 최다인 23연패 수모를 겪으며 고개를 숙였다.
플레이오프에선 흥국생명이 정관장과 혈투 끝에 2승 1패로 어렵사리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흥국생명은 2024년 1월 22일 부진한 외국인선수 옐레나를 돌려보내고, 새 외국인선수 윌로우 존슨을 영입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치뤘다.
챔피언결정전에선 현대건설이 3연승을 거두며 정상에 등극했다. 3경기 모두 파이널세트 혈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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