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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아시안게임 두 번 뛰는 장민호의 특별한 가을

관리자 각티비 2026-09-16 09:26 1 0
비장애인·장애인 아시안게임 동시 출전, 국내 최초의 도전6821883_1_ab8de83f.webp▲  육상 국가대표 장민호는 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모두 출전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료에게 바통을 건넨다. 한 달 뒤에는 자신의 기록과 싸운다.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장민호(29, 안양시청)가 올가을 두 개의 아시안게임을 연달아 뛴다.

장민호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남자 1600m 계주에 출전한다. 이어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시각장애 스포츠등급 T13 선수로 남자 100m와 400m에 나선다.

한 선수가 같은 해 비장애인과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모두 출전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출발선도 다르고 목표도 다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팀의 일원으로 자신의 구간을 책임지고,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자신의 기록을 넘어 세계기록에 도전한다.

장민호의 현재만 보면 타고난 단거리 선수처럼 보이지만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어릴 때 육상을 시작한 그는 장거리 종목으로 운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과천중앙고 재학 시절 실력의 한계를 느끼면서 운동을 그만뒀다.

트랙을 떠난 뒤에는 체대 입시 강사로 일했고 지방자치단체 체육회에서 사무직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군 복무까지 마치면서 선수 생활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운동화를 벗고 나서도 육상에 대한 미련은 남았다.

제대 후 생활체육으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선수 복귀를 생각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운동하면서 기록이 빠르게 좋아졌다. 다시 선수로 뛰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한 만큼 도움을 받을 곳도 많지 않았다. 무소속으로 엘리트 육상에 도전하며 훈련을 이어갔다. 그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사람은 전 국가대표 출신 오경수 코치였다. 오 코치의 도움으로 전문적인 훈련을 받기 시작하면서 기량도 빠르게 올라왔다.

복귀 1년 만인 2024년 전국체전에서는 3관왕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다시 찾은 트랙에서 국내 정상급 단거리 선수로 성장했고, 마침내 국가대표까지 선발됐다.

그러나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장민호는 선천적인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야가 급격하게 좁아지면서 육상 선수 생활에도 어려움이 커졌다. 육상 선수에게 시야 문제는 큰 부담이었다. 달리는 동안 주변 상황을 확인하고 레인을 지켜야 하는 만큼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색을 구별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겼다.

어렵게 돌아온 트랙을 다시 떠나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민호는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길을 찾았다. 비장애인 육상과 장애인 육상에서 동시에 경쟁해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쪽 무대에서 어려움이 생겼다고 해서 다른 가능성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2024년 전국체전 3관왕에서 두 개의 아시안게임까지

장민호는 올해 두 무대를 모두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5월 스위스에서 열린 장애인 육상 그랑프리에서는 남자 100m에서 10초 61로 우승했고, 400m에서도 51초 94로 정상에 올랐다. 이후 시각장애 스포츠등급 T13을 받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출전 자격을 확보했다.

동시에 비장애인 육상에서도 경쟁을 이어갔다. 14명으로 구성된 단거리 국가대표에 선발되면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1600m 계주 대표가 됐다. 장애인 선수가 비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사례는 앞서도 있었다.

이란의 양궁 선수 자흐라 네마티가 대표적이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네마티는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고, 이어 열린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에도 연달아 출전했다.

네마티는 아시안게임 여자 리커브 개인전에서 16강까지 진출했고,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리커브 오픈 개인전 은메달을 차지했다.

장민호도 이제 두 무대를 잇달아 경험한다. 먼저 9월 19일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1600m 계주 주자로 뛴다. 네 명의 주자가 바통을 이어받아 하나의 기록을 만드는 종목이다. 자신의 구간을 빠르게 달리는 것은 물론 바통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민호에게는 개인 기록만큼 팀을 위한 역할이 중요한 경기다. 그리고 약 2주 뒤 다시 출발선에 선다. 이번에는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다. 남자 100m와 400m에서 자신의 기록에 도전한다. T13 남자 100m 세계기록은 10초 37, 400m 세계기록은 46초 44다.

현재 장민호의 기록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목표는 분명하다. 자신의 기록을 계속 줄여 세계기록에 도전하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은 장민호의 첫 국제종합대회다.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는 그 뒤를 이어 열리는 두 번째 국제종합대회가 된다.

고교 시절 운동을 포기했던 선수였다. 다시 트랙으로 돌아온 뒤에는 장거리에서 단거리로 새로운 길을 찾았다. 어렵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중에는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까지 마주했다. 하지만 장민호는 좌절하기보다 새로운 길을 찾았다.

이번 가을에는 두 개의 태극마크를 달고 두 번의 아시안게임을 치른다. 첫 번째 레이스에서는 동료들과 함께 바통을 이어간다. 두 번째 레이스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기록과 싸운다.

한때 스스로 내려놓았던 트랙이다. 이제 장민호는 두 개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두 개의 아시안게임 출발선에 선다. 올가을 그의 질주는 기록보다 더 긴 이야기를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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