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싸구려 대회? [권종오의 IMAGINE 나고야]
비용 절감 하려다 선수 불평 속출, 대회 운영도 엉망
2026 아시안게임 개최지인 나고야의 나고야역에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권종오기자
이번 아시안게임의 공식 명칭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하지만 언뜻 보면 일본 아시안게임 같은 느낌이 든다.
철저한 ‘분산 개최’와 ‘기존 시설 활용의 극대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전 메가 스포츠 이벤트들이 거대한 예산을 투입해 화려한 신축 경기장과 초대형 선수촌을 지어 세를 과시했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철저하게 ‘재활용'을 통한 비용 절감을 선택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돈을 아끼기 위해 선수촌을 따로 짓지 않았고 신축 경기장도 거의 건설하지 않았다.
기존 시설을 100% 가까이 활용하다 보니, 대회는 아이치현과 나고야시를 넘어 일본 열도 전역으로 쪼개져 열리는 ‘분산 개최 끝판왕’의 모습을 띠게 됐다.
■ 도쿄·오사카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광역 분산 경기장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경기장 배치도. 대회 조직위 제공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기장 배치다.
가장 극단적인 예가 바로 수영 종목. 개최지 내에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수영장을 새로 짓는 대신, 아예 300km 이상 떨어진 도쿄로 눈을 돌렸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사용했던 수영장을 그대로 빌려 쓰기로 한 것이다.
수영과 다이빙, 그리고 승마 종목에 출전하는 700여 명의 선수단은 나고야가 아닌 도쿄에서 경쟁을 펼친다. 그러니까 수영과 승마 선수들은 나고야와 아이치현 구경도 한번 못해보고 경기가 끝나면 귀국하게 됐다.
금메달(55개)이 가장 많이 걸린 주요 종목 수영이 개최지에서 열리지 않는 것은 국제종합대회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다.
축구 역시 광역 분산의 정점을 보여준다. 축구 일부 경기는 나고야에서 2~3시간 거리인 시즈오카와 오사카에서도 열린다.
이쯤 되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아니라 ‘일본 아시안게임’이라고 불려도 무방할 정도다.
선수단이 숙박하게 될 대형 여객선 코스타 세레나호. OCA 홈페이지
가장 파격적인 특징은 선수촌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수만 명을 한곳에 수용하는 전통적인 '선수촌 아파트'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크루즈(대형 여객선)와 임시 목조 컨테이너가 선수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한마디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부쉈다.
약 400억 원의 거액을 들여 임대한 대형 크루즈선, 이 ‘바다 위 선수촌’에는 무려 4,600명의 선수가 탑승한다.
크루즈에 여장을 푸는 이들은 양궁, 3-3 농구, 카누, 사이클, 남자 축구, 체조, 핸드볼, 유도, 카바디, 크라시, 혼합 무술, 조정, 럭비, 세팍타크로, 스포츠 클라이밍, 스쿼시, 테니스, 역도, 레슬링, 우슈 등 총 20개 종목의 선수들로 매일 아침 바다 위 침대에서 눈을 떠 경기장으로 출근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선수단의 보금자리로 활용될 임시 목조 컨테이너. 대회 조직위 SNS
나고야 항구의 ‘가든 부두’에는 임시 목조 컨테이너로 지어진 모듈러 주택 단지가 조성되어 약 2,400명의 선수를 수용한다. 이곳에는 수구, 농구, 여자 축구, 주짓수, 근대5종, 연식정구, 배구 종목 선수들과 선수단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본부 임원들이 둥지를 튼다.
여기에 나고야 시내 20개 지정 호텔에 1,200명의 선수(배드민턴, 크리켓, 남녀 축구, 소프트볼)가 묵는 것을 비롯해 도쿄, 오사카, 시즈오카, 기후를 모두 합쳐 총 30개의 호텔이 선수 숙소로 변신한다.
아이치현 전역도 조각보처럼 숙소를 군데군데 배치했다. 경기장이 곳곳에 분산돼 있는 만큼 경기장 근처에 있는 호텔들이 숙소로 제공된다.
오와리 지역(400명)에는 골프와 여자 핸드볼 선수들이 머물며 경기를 준비한다. 치타 지역(2,500명)에는 육상, 브레이킹, 비치발리볼, 사이클 BMX, e스포츠, 펜싱, 스케이트보드 선수들이 대거 집결할 전망이다.
웨스트 미카와 지역(1,200명)에는 카누, 여자 축구, 사격, 탁구 선수들이 배치되어 메달 사냥을 노리고. 이스트 미카와 지역(1,700명)에는 야구, 복싱, 도로사이클, 카라테, 요트, 서핑, 태권도, 철인 3종 등이 자리한다.
■ 낭비 없는 대회, 새로운 표준?
이번 나고야 아시안게임의 극단적인 분산 개최를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각국 선수단 경호와 안전, 동선 관리와 컨디션 유지, 수송 작전 측면에서는 사상 최악의 난이도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모든 선수들이 한 도시에서 축제 분위기를 공유하던 과거의 일체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메가 스포츠 이벤트 유치가 ‘적자의 늪’이자 ‘하얀 코끼리’(쓸모 없어진 대형 시설) 양산으로 비판 받았던 만큼 나고야의 실험은 매우 현실적인 돌파구라는 평가도 있다.
크루즈와 모듈러 주택을 활용하는 방식은 향후 국제 스포츠 대회가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모델'의 나침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도보로 이동하고 있는 베트남 여자배구 대표팀. 베트남 배구협회 제공
개회식을 3일 앞둔 현재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돈을 너무 아끼려다 보니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키 2m의 농구 선수 2명을 목조 컨테이너 좁은 방에 배치해 원성을 샀고, 한국 축구팀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는 축구장이 아니라 야구 경기장으로 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베트남 여자배구팀이 탄 버스는 배정된 숙소가 아닌 엉뚱한 호텔에 도착하는 바람에 선수들과 코치진, 팀 관계자들이 개인 짐과 선수단 장비를 직접 끌고 이동해야 했다.
전반적인 숙소 부족에 자원 봉사자들의 기초 지식 미흡과, 영어 소통의 어려움까지 겹치며 이번 대회는 자칫 나쁜 의미로 ‘역대급 대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6 아시안게임 개최지인 나고야의 나고야역에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권종오기자 이번 아시안게임의 공식 명칭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하지만 언뜻 보면 일본 아시안게임 같은 느낌이 든다.
철저한 ‘분산 개최’와 ‘기존 시설 활용의 극대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전 메가 스포츠 이벤트들이 거대한 예산을 투입해 화려한 신축 경기장과 초대형 선수촌을 지어 세를 과시했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철저하게 ‘재활용'을 통한 비용 절감을 선택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돈을 아끼기 위해 선수촌을 따로 짓지 않았고 신축 경기장도 거의 건설하지 않았다.
기존 시설을 100% 가까이 활용하다 보니, 대회는 아이치현과 나고야시를 넘어 일본 열도 전역으로 쪼개져 열리는 ‘분산 개최 끝판왕’의 모습을 띠게 됐다.
■ 도쿄·오사카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광역 분산 경기장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경기장 배치도. 대회 조직위 제공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기장 배치다.
가장 극단적인 예가 바로 수영 종목. 개최지 내에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수영장을 새로 짓는 대신, 아예 300km 이상 떨어진 도쿄로 눈을 돌렸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사용했던 수영장을 그대로 빌려 쓰기로 한 것이다.
수영과 다이빙, 그리고 승마 종목에 출전하는 700여 명의 선수단은 나고야가 아닌 도쿄에서 경쟁을 펼친다. 그러니까 수영과 승마 선수들은 나고야와 아이치현 구경도 한번 못해보고 경기가 끝나면 귀국하게 됐다.
금메달(55개)이 가장 많이 걸린 주요 종목 수영이 개최지에서 열리지 않는 것은 국제종합대회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다.
축구 역시 광역 분산의 정점을 보여준다. 축구 일부 경기는 나고야에서 2~3시간 거리인 시즈오카와 오사카에서도 열린다.
이쯤 되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아니라 ‘일본 아시안게임’이라고 불려도 무방할 정도다.
선수단이 숙박하게 될 대형 여객선 코스타 세레나호. OCA 홈페이지 가장 파격적인 특징은 선수촌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수만 명을 한곳에 수용하는 전통적인 '선수촌 아파트'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크루즈(대형 여객선)와 임시 목조 컨테이너가 선수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한마디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부쉈다.
약 400억 원의 거액을 들여 임대한 대형 크루즈선, 이 ‘바다 위 선수촌’에는 무려 4,600명의 선수가 탑승한다.
크루즈에 여장을 푸는 이들은 양궁, 3-3 농구, 카누, 사이클, 남자 축구, 체조, 핸드볼, 유도, 카바디, 크라시, 혼합 무술, 조정, 럭비, 세팍타크로, 스포츠 클라이밍, 스쿼시, 테니스, 역도, 레슬링, 우슈 등 총 20개 종목의 선수들로 매일 아침 바다 위 침대에서 눈을 떠 경기장으로 출근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선수단의 보금자리로 활용될 임시 목조 컨테이너. 대회 조직위 SNS 나고야 항구의 ‘가든 부두’에는 임시 목조 컨테이너로 지어진 모듈러 주택 단지가 조성되어 약 2,400명의 선수를 수용한다. 이곳에는 수구, 농구, 여자 축구, 주짓수, 근대5종, 연식정구, 배구 종목 선수들과 선수단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본부 임원들이 둥지를 튼다.
여기에 나고야 시내 20개 지정 호텔에 1,200명의 선수(배드민턴, 크리켓, 남녀 축구, 소프트볼)가 묵는 것을 비롯해 도쿄, 오사카, 시즈오카, 기후를 모두 합쳐 총 30개의 호텔이 선수 숙소로 변신한다.
아이치현 전역도 조각보처럼 숙소를 군데군데 배치했다. 경기장이 곳곳에 분산돼 있는 만큼 경기장 근처에 있는 호텔들이 숙소로 제공된다.
오와리 지역(400명)에는 골프와 여자 핸드볼 선수들이 머물며 경기를 준비한다. 치타 지역(2,500명)에는 육상, 브레이킹, 비치발리볼, 사이클 BMX, e스포츠, 펜싱, 스케이트보드 선수들이 대거 집결할 전망이다.
웨스트 미카와 지역(1,200명)에는 카누, 여자 축구, 사격, 탁구 선수들이 배치되어 메달 사냥을 노리고. 이스트 미카와 지역(1,700명)에는 야구, 복싱, 도로사이클, 카라테, 요트, 서핑, 태권도, 철인 3종 등이 자리한다.
■ 낭비 없는 대회, 새로운 표준?
이번 나고야 아시안게임의 극단적인 분산 개최를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각국 선수단 경호와 안전, 동선 관리와 컨디션 유지, 수송 작전 측면에서는 사상 최악의 난이도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모든 선수들이 한 도시에서 축제 분위기를 공유하던 과거의 일체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메가 스포츠 이벤트 유치가 ‘적자의 늪’이자 ‘하얀 코끼리’(쓸모 없어진 대형 시설) 양산으로 비판 받았던 만큼 나고야의 실험은 매우 현실적인 돌파구라는 평가도 있다.
크루즈와 모듈러 주택을 활용하는 방식은 향후 국제 스포츠 대회가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모델'의 나침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도보로 이동하고 있는 베트남 여자배구 대표팀. 베트남 배구협회 제공 개회식을 3일 앞둔 현재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돈을 너무 아끼려다 보니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키 2m의 농구 선수 2명을 목조 컨테이너 좁은 방에 배치해 원성을 샀고, 한국 축구팀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는 축구장이 아니라 야구 경기장으로 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베트남 여자배구팀이 탄 버스는 배정된 숙소가 아닌 엉뚱한 호텔에 도착하는 바람에 선수들과 코치진, 팀 관계자들이 개인 짐과 선수단 장비를 직접 끌고 이동해야 했다.
전반적인 숙소 부족에 자원 봉사자들의 기초 지식 미흡과, 영어 소통의 어려움까지 겹치며 이번 대회는 자칫 나쁜 의미로 ‘역대급 대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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