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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 [오피셜]“다시 야구할 수 있다면”…벼랑 끝 절실함이 만든 기적, 울산 웨일즈 창단 첫해 정상

관리자 각티비 2026-09-16 17:32 4 0
트라이아웃으로 급히 모인 선수들…‘다시 한번’의 기회가 하나로 묶었다
개막 3연패 딛고 84일 선두 질주…절박함이 만든 남부리그 챔피언
버려진 꿈 아닌 다시 뛰는 꿈…울산의 기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6836566_1_347a4375.webp

(MHN 정철우 기자) 시작은 초라했다. 제대로 된 전력 구성을 위한 시간조차 충분하지 않았다. 시즌을 앞두고 트라이아웃 등을 통해 선수들을 급하게 모아 팀의 틀을 만들었다. 이름값이 화려한 선수들이 모인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팀에는 없는 것이 울산 웨일즈에는 있었다.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간절함이었다.

그 절실함이 창단 첫해 울산을 KBO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가 정규시즌 2경기를 남겨 놓고 남부리그 1위를 확정했다. 2위 롯데 자이언츠가 NC 다이노스에 패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울산의 정상 등극이 결정됐다. 울산이 19~20일 KIA 타이거즈와 마지막 2연전을 모두 내줘도 승률 0.589를 기록해 롯데와 NC가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겼을 때의 승률을 앞선다.

단순한 1위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결과다. 울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처음 퓨처스리그에 뛰어든 신생팀이다. 기존 프로구단처럼 오랜 기간 선수단을 구성하고 체계적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트라이아웃 등을 통해 기회를 원하는 선수들을 모아 빠르게 팀을 만들었다. 출발선부터 기존 퓨처스리그 구단들과 달랐다.

그러나 울산 선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다시 한번 야구선수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절박함이었다.

누군가에게 울산은 프로의 꿈을 이어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고, 누군가에게는 한 번 멈췄던 야구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무대였다. 이미 한 차례 프로의 높은 벽을 경험했거나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도 있었다. 울산이라는 새로운 팀은 이들에게 단순히 경기를 뛰는 곳이 아니었다. 자신의 야구 인생을 다시 걸어볼 수 있는 재도전의 공간이었다.

그 절박함은 자연스럽게 팀을 하나로 묶었다. 개인의 기록만을 위한 야구를 하기보다 팀이 이겨야 자신에게도 다음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 명의 간절함은 위력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그런 선수들이 한 팀에 모이자 팀의 힘은 달라졌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경쟁력이 됐고, 그것이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출발부터 순탄했던 것도 아니다. 울산은 개막 롯데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신생팀의 한계를 드러내는 듯했다. 하지만 3월25일 어렵게 창단 첫 승을 신고한 뒤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곧바로 7연승을 질주하며 초반 부진을 털어냈고, 시간이 흐를수록 조직력까지 더해지면서 남부리그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힘은 시즌 중반 이후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울산은 6월13일부터 무려 84일 동안 선두 자리를 지켰다. 시즌 막판 상무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패하면서 한때 2위로 내려앉는 위기도 있었다. 급조된 신생팀의 한계가 마지막 순간 드러나는 듯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울산을 일으킨 것도 절실함이었다. 선두 경쟁 상대였던 롯데와의 3연전을 모두 잡아내며 다시 1위를 탈환했다. 그리고 끝내 창단 첫 시즌 남부리그 정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울산은 이미 지난 13일 문수야구장에서 KT 위즈를 6-0으로 꺾고 최소 2위를 확보하며 퓨처스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여기에 남부리그 1위까지 확정하면서 창단 첫해부터 정규리그 정상이라는 예상 밖의 성과까지 만들어냈다.

장원진 울산 감독도 선수들이 주변의 우려를 결과로 바꿔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장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적지 않은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이를 이겨내 남부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이 자랑스럽다며 이제 창단 첫 시즌 통합 우승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직 울산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챔피언결정전은 북부와 남부리그 1위가 상대 리그 2위와 준결승을 치르고, 승리한 두 팀이 단판 결승에서 우승을 다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북부에서는 상무와 한화 이글스가 각각 1, 2위를 확정했고 울산은 남부리그 정상에 올랐다.

울산의 다음 상대는 한화다. 오는 22일 오후 6시30분 문수야구장에서 한화와 준결승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하면 창단 첫해 퓨처스리그 전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울산의 남부리그 1위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처음부터 완성된 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즌을 앞두고 급하게 선수들을 모아 출발했지만 그 선수들에게 주어진 ‘다시 한번’이라는 기회가 강력한 접착제가 됐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선수들의 절박함이 하나씩 모여 팀의 힘이 됐고, 그 힘은 기존 프로구단의 퓨처스팀들을 넘어설 정도로 커졌다.

울산 웨일즈가 창단 첫해 증명한 것은 이름값이나 화려한 경력만이 야구를 하는 힘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할 무대가 있다는 것.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선수들의 절실함이 모였을 때 얼마나 강한 팀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울산은 성적으로 보여줬다.

급하게 만들어진 팀은 이제 아무도 가볍게 볼 수 없는 남부리그 챔피언이 됐다. 남은 것은 마지막 한 걸음이다. 재도전을 위해 모였던 선수들이 이제 창단 첫해 퓨처스리그 전체 정상이라는 더 큰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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