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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김종석의 그라운드] "너무 느리고 낮게 튄다"…한국 홈코트 불만 인도, 20년 전엔 영하 3도 야외서 붙었…

관리자 각티비 2026-09-18 05:56 5 0
18일 권순우-수레시 1단식이 첫 분수령…한국 사상 첫 세계 8강 도전
인도 주장 "우리 두 선수 겨냥해 영리하게 준비"…나갈도 느린 코트 지적
센터코트 재포장은 인도전 겨냥 아닌 노후시설 보수…인도 측 해석과 실제 배경 달라
2006년 창원에선 엄동설한에도 실외 경기…지금은 ITF 규정으로 과도한 홈 이점 제한6921908_1_b0495091.webp한국 대표팀 에이스 권순우가 대한테니스협회 공식후원사 하나증권 티셔츠 차림으로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훈련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코트가 느리고 바운드도 낮습니다."

 한국과 데이비스컵 결전을 앞둔 인도 대표팀에서 경기 장소를 향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국과 인도는 18, 19일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2026 데이비스컵 최종예선 2회전을 치릅니다. 5경기 가운데 먼저 3승을 거두는 팀이 승리하며, 승자는 11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 8강 파이널8에 진출합니다. 한국이 이기면 사상 첫 파이널8 진출입니다.

 17일 확정된 대진에 따르면 18일 오후 2시 1단식에서 권순우가 인도의 다크시네스와르 수레시와 맞붙습니다. 이어 정현-수미트 나갈의 2단식이 열립니다. 19일 낮 12시에는 남지성-박의성 조와 N. 스리람 발라지-니키 푸나차 조의 복식에 이어 권순우-나갈, 정현-수레시의 역단식이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으로서는 첫 단식이 8강행의 흐름을 좌우할 중요한 승부입니다. 정종삼 한국 대표팀 감독도 "이번엔 권순우 선수의 경기로 출발한다. 첫 단식에서 기선을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상대 수레시는 지난 2월 네덜란드전에서 단식 2승과 복식 1승 등 인도가 거둔 3승에 모두 관여한 선수입니다.

"우리 두 선수 겨냥해 코트 준비"

 세계 8강 진출을 건 승부를 앞두고 인도가 먼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상대 선수보다 코트였습니다.

 로히트 라즈팔 인도 주장은 새로 단장한 센터코트가 나갈과 수레시의 장점을 떨어뜨리도록 준비됐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높은 바운드에서 강한 회전을 거는 나갈과 193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강력한 서브가 무기인 수레시를 동시에 견제하는 코트라는 주장입니다.

6921908_2_b93cbd94.webp한국과 데이비스컵 최종예선 2회전을 앞두고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훈련하는 인도 대표팀 선수.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나갈도 직접 코트를 밟은 뒤 "조금 느리고 바운드도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인도 측은 몇 게임이 지나면 공이 무거워지면서 속도가 더 떨어진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인도 측의 해석과 실제 공사 배경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림픽공원 센터코트 재포장은 인도전을 겨냥해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닙니다. 노후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된 보수공사의 일환으로 코트뿐 아니라 관중석과 선수 공간 등도 함께 개선됐습니다. 코트를 고친 이유와 새 코트의 특성이 어느 팀에 유리한지는 별개의 문제인 셈입니다.

6921908_3_a3964f90.webp새 단장을 마친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한국 대표팀 정현이 서브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20년 전에는 영하 3도 야외코트

 한국과 인도 사이에는 묘하게 겹치는 기억이 있습니다.

 2006년 2월 창원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1그룹 경기 때는 폭설이 이어지고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졌지만 경기는 야외 하드코트에서 열렸습니다.

 당시 인도 주장 리앤더 페이스는 "상대보다 날씨가 더 큰 위협"이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호주오픈의 무더위에서 뛰었던 인도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는 영하의 추위와 싸워야 했습니다. 한국은 4-1로 이겼습니다.

 물론 한국이 인도를 추위에 몰아넣기 위해 의도적으로 야외 코트를 선택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은 "과거에는 상대가 추위에 약하면 실내 대신 야외에서 경기하는 식으로 홈 이점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지금은 규정과 관리가 강화돼 예전처럼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2월 부산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최종예선 1회전에서는 사용구가 홈 어드밴티지의 하나로 주목받았습니다. 한국은 자국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익숙하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는 낯선 공을 선택했습니다. 한국은 강호 아르헨티나를 3-2로 꺾고 인도와의 최종예선 2회전에 올랐습니다.

홈 코트도 전력, 그러나 '규정의 선' 있다

 코트와 공, 관중까지 전력으로 활용하는 것은 데이비스컵의 오랜 특징입니다.

 이번에 한국 코트에 민감하게 반응한 라즈팔도 이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인도 역시 홈에서는 상대가 익숙하지 않은 잔디코트를 활용해 왔다며 결국 "이것이 데이비스컵의 일부"라는 취지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과거와 지금은 다릅니다.

 홈팀의 선택권은 남아 있지만 경기장과 코트 표면, 사용구 등은 ITF 규정과 사전 승인 절차의 적용을 받습니다. 특히 하드코트 등은 실제 사용할 공으로 측정한 CPR(Court Pace Rating·코트 페이스 레이팅)이 규정 범위에 들어야 합니다. 상대에게 불리하도록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느린 코트를 만드는 등 과도한 홈 어드밴티지를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따라서 이번 논란을 단순히 한국의 '홈 텃세'로 규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인도 선수들에게 느리고 낮게 튀는 서울 코트는 분명 현실적인 변수입니다. 하지만 센터코트 보수 자체가 인도를 겨냥한 것은 아니며 경기 환경 역시 국제 규정의 테두리 안에 있습니다.

 20년 전 창원에서는 영하 3도의 야외코트가 화제였습니다. 올해 아르헨티나전에서는 공이 주목받았습니다. 이번에는 느리고 낮게 튀는 코트가 인도 언론을 달구고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홈 어드밴티지에는 규정이라는 선이 그어졌습니다.

 그래도 홈 코트는 여전히 전력입니다.

 18일 첫 단식에 나서는 권순우가 그 이점을 살려 기선을 잡을지, 인도가 일찍 서울에 들어와 준비한 적응력을 보여줄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19일 마지막 공이 떨어졌을 때 두 나라 가운데 한 팀은 세계 8강, 파이널8으로 향합니다.

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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