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축구장서 노 젓는 바이킹 후예… ‘타탄 아미’는 체크 치마 입고 행진
북중미 월드컵 이색 응원전
스코틀랜드 축구 팬들이 지난 14일 전통 의상인 킬트를 입고 백파이프를 연주하며 미국 보스턴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왼쪽 사진) 노르웨이 응원단은 16일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일사불란하게 ‘바이킹 노 젓기’를 선보였다.(가운데) 에콰도르 팬들은 14일 필라델피아에 있는 영화 ‘록키’ 주인공 동상 앞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AP·로이터 연합뉴스
“우! 우!”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보스턴의 교통 중심지인 남역(South Station)에 울려 퍼진 짧고 굵은 함성이 행인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노르웨이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맞춰 입은 10여 명이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 걸터앉아 노를 젓는 동작을 하며 외친 소리였다. 몇몇은 노르웨이 국기를 망토처럼 둘렀고, 바이킹의 상징인 뿔 달린 투구를 쓴 이들도 눈에 띄었다.
같은 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의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노르웨이와 이라크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I조 1차전 관중석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노르웨이 응원단의 고수(鼓手)가 북을 두 차례 울리자 수천 명의 팬이 일제히 함성을 내지르며 허공에 노를 젓는 동작을 했다. 노르웨이가 고안한 ‘바이킹 노 젓기(Viking Row)’ 응원법이다. 8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또 다른 바이킹의 후예인 아이슬란드 팬들이 특유의 박자에 맞춰 머리 위로 손을 들어 박수를 치며 우렁찬 구호를 외치는 ‘바이킹 박수’로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면, 이번 대회에선 노르웨이가 이에 못지않은 이색 응원 문화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앞서 이달 초 노르웨이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등 대표팀 선수들이 바이킹으로 분장한 사진을 공개했다. 바이킹의 강인한 기상을 대표팀이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담은 연출이었다. 이에 착안한 팬들은 바이킹 투구와 복장을 갖춰 입고 보스턴 곳곳에서 ‘바이킹 노 젓기’를 선보이고 있다.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리는 22일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도 또 한 번 노르웨이 바이킹 응원단이 대거 출몰할 전망이다.
스코틀랜드 응원단 ‘타탄 아미’도 지난 14일 보스턴 일대를 들썩이게 했다. ‘타탄’은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에 쓰이는 체크무늬 직물을 뜻한다. 전날 스코틀랜드는 아이티와 벌인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맛봤다.
여기에 보스턴을 연고로 하는 MLB(미 프로야구) 구단 레드삭스가 14일을 ‘스코틀랜드 전통 문화의 밤’으로 지정해 팬들을 초청하면서 축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수천 명의 타탄 아미는 레드삭스 유니폼과 킬트(스코틀랜드 전통 스커트형 의상)를 차려입고 백파이프를 연주하며 홈구장 펜웨이 파크까지 행진했다. BBC는 “지금 보스턴은 타탄 아미의 물결로 뒤덮였다”고 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는 남미 강호 에콰도르 응원단이 이색 응원에 나섰다가 ‘저주’의 희생양이 됐다. 필라델피아 미술관 정문 앞 72개 계단은 영화 ‘록키’의 명장면이 촬영된 장소로 유명해 ‘록키 계단’으로 불린다. ‘록키’에서 주인공은 고된 훈련 끝에 이 계단을 단숨에 뛰어오른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성취의 기쁨을 만끽한다.
관광 명소인 이 계단 아래에는 록키 동상도 세워져 있다. 그런데 필라델피아에는 이 동상에 특정 팀의 유니폼이나 상징물을 걸어두면 그 팀이 패한다는 유명한 속설이 있다. NFL(미 프로풋볼)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맞붙는 원정 팀들이 필라델피아 방문을 기념해 록키 동상을 장식했다가 잇따라 패한 일화에서 비롯된 미신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8년 슈퍼볼이다. 당시 누군가 록키 동상에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유니폼을 입혀 놓았고, 결국 패트리어츠는 이글스에 패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에콰도르 응원단은 14일 코트디부아르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앞두고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펼치며 록키 동상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혔다. 결과는 에콰도르의 0대1 패배였다. 현지에서는 ‘록키의 저주’가 또다시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관광청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록키 동상에 뭔가를 입혔다가는 패배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는 경고성 글을 올렸다.
스코틀랜드 축구 팬들이 지난 14일 전통 의상인 킬트를 입고 백파이프를 연주하며 미국 보스턴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왼쪽 사진) 노르웨이 응원단은 16일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일사불란하게 ‘바이킹 노 젓기’를 선보였다.(가운데) 에콰도르 팬들은 14일 필라델피아에 있는 영화 ‘록키’ 주인공 동상 앞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AP·로이터 연합뉴스“우! 우!”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보스턴의 교통 중심지인 남역(South Station)에 울려 퍼진 짧고 굵은 함성이 행인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노르웨이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맞춰 입은 10여 명이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 걸터앉아 노를 젓는 동작을 하며 외친 소리였다. 몇몇은 노르웨이 국기를 망토처럼 둘렀고, 바이킹의 상징인 뿔 달린 투구를 쓴 이들도 눈에 띄었다.
같은 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의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노르웨이와 이라크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I조 1차전 관중석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노르웨이 응원단의 고수(鼓手)가 북을 두 차례 울리자 수천 명의 팬이 일제히 함성을 내지르며 허공에 노를 젓는 동작을 했다. 노르웨이가 고안한 ‘바이킹 노 젓기(Viking Row)’ 응원법이다. 8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또 다른 바이킹의 후예인 아이슬란드 팬들이 특유의 박자에 맞춰 머리 위로 손을 들어 박수를 치며 우렁찬 구호를 외치는 ‘바이킹 박수’로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면, 이번 대회에선 노르웨이가 이에 못지않은 이색 응원 문화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앞서 이달 초 노르웨이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등 대표팀 선수들이 바이킹으로 분장한 사진을 공개했다. 바이킹의 강인한 기상을 대표팀이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담은 연출이었다. 이에 착안한 팬들은 바이킹 투구와 복장을 갖춰 입고 보스턴 곳곳에서 ‘바이킹 노 젓기’를 선보이고 있다.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리는 22일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도 또 한 번 노르웨이 바이킹 응원단이 대거 출몰할 전망이다.
스코틀랜드 응원단 ‘타탄 아미’도 지난 14일 보스턴 일대를 들썩이게 했다. ‘타탄’은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에 쓰이는 체크무늬 직물을 뜻한다. 전날 스코틀랜드는 아이티와 벌인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맛봤다.
여기에 보스턴을 연고로 하는 MLB(미 프로야구) 구단 레드삭스가 14일을 ‘스코틀랜드 전통 문화의 밤’으로 지정해 팬들을 초청하면서 축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수천 명의 타탄 아미는 레드삭스 유니폼과 킬트(스코틀랜드 전통 스커트형 의상)를 차려입고 백파이프를 연주하며 홈구장 펜웨이 파크까지 행진했다. BBC는 “지금 보스턴은 타탄 아미의 물결로 뒤덮였다”고 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는 남미 강호 에콰도르 응원단이 이색 응원에 나섰다가 ‘저주’의 희생양이 됐다. 필라델피아 미술관 정문 앞 72개 계단은 영화 ‘록키’의 명장면이 촬영된 장소로 유명해 ‘록키 계단’으로 불린다. ‘록키’에서 주인공은 고된 훈련 끝에 이 계단을 단숨에 뛰어오른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성취의 기쁨을 만끽한다.
관광 명소인 이 계단 아래에는 록키 동상도 세워져 있다. 그런데 필라델피아에는 이 동상에 특정 팀의 유니폼이나 상징물을 걸어두면 그 팀이 패한다는 유명한 속설이 있다. NFL(미 프로풋볼)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맞붙는 원정 팀들이 필라델피아 방문을 기념해 록키 동상을 장식했다가 잇따라 패한 일화에서 비롯된 미신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8년 슈퍼볼이다. 당시 누군가 록키 동상에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유니폼을 입혀 놓았고, 결국 패트리어츠는 이글스에 패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에콰도르 응원단은 14일 코트디부아르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앞두고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펼치며 록키 동상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혔다. 결과는 에콰도르의 0대1 패배였다. 현지에서는 ‘록키의 저주’가 또다시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관광청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록키 동상에 뭔가를 입혔다가는 패배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는 경고성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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