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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입 가리고 말하다 퇴장... 비니시우스법 1호 자초한 파라과이 알미론

관리자 최고관리자 2026-06-20 16:41 115 0
파라과이 미드필더 미구엘 알미론 퇴장 명령 받아... 팀은 1-0 승리1764516_1_01965251.webp▲  파라과이 미구엘 알미론 선수ⓒ AP=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명 '비니시우스 룰'로 불리는 '입 가리고 말하기 퇴장' 규정이 최초로 적용됐다.

파라과이 미드필더 미구엘 알미론은 2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튀르키예와의 경기에서, 입을 가린 채 상대 선수에게 이야기를 걸다가 즉시 퇴장 명령을 받았다.

파라과이가 마티아스 갈라르사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가던 전반 막판, 양 팀 선수단의 충돌이 벌어졌다. 파라과이 공격수 이시드로 피타의 거친 태클로 흥분한 양 팀 선수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알미론이 튀르키예 메르트 뮐뒤르에게 입을 가리고 무언가 이야기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튀르키예 측은 지체 없이 이 사실을 주심에게 어필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해당 장면을 확인한 뒤 알미론에게 지체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나마 파라과이는 알미론의 퇴장에도 끝까지 1-0 리드를 지키며 힘겹게 승리를 따냈다. 튀르키예는 이날 무려 슈팅 31개를 때리고도 파라과이 골문을 열지 못하며 호주와의 1차전(0-2)에 이어 2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입 가리기 금지법'이란

'입 가리고 이야기하면 퇴장' 규정은 축구계에서 이른바 '비니시우스 법' '입 가리기 금지법'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지난 2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벤피카(포르투갈)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 소속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은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벌어진 것에서 유래했다.

당시 비니시우스는 득점 후 벤피카 팬들 앞에서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펼쳤고, 이에 항의하는 벤피카 미드필더 잔루카 프레스티아니와 신경전이 벌어졌다. 비니시우스는 프레스티아니가 자신에게 다가와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프레스티아니는 인종차별 발언은 부정했으나, 나중에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한 사실은 결국 인정했고 UEFA는 이를 바탕으로 그에게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다만 프레스티아니가 문제의 발언을 하면서 유니폼으로 입을 가렸기 때문에 UEFA는 정확한 발언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FIFA는 월드컵에서 유사한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이번 대회부터 상대 선수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입을 가린 채 의사소통할 경우 곧바로 퇴장시키는 규정을 신설했다.

몸싸움이 격렬한 축구에서 선수들 간 언쟁이나 신경전은 흔하게 발생한다. 중계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현대에는 선수들이 사후 징계나 후폭풍을 우려해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손이나 유니폼으로 입 모양을 가리고 상대를 자극하는 트래시 토크(trash talk)를 일삼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중에는 도를 넘은 인신공격이나, FIFA가 엄격히 금지하는 국적·인종·성별 등을 비하하는 차별적 언행도 속출해 물의를 빚기도 한다.

알미론은 파라과이 국가대표로 A매치 77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당시 알미론이 정확히 무슨 발언을 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순간 감정을 참지 못한 실수로 하마터면 자국의 월드컵을 망친 역적이 될 뻔했다.
공교롭게도 프레스티아니(아르헨티나), 비니시우스(브라질), 알미론까지 모두 남미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감정적이고 다혈질인 선수들, 상대와 신경전을 자주 벌이는 성향의 선수들은 언제든 한 번의 실수로 퇴장까지 당할 수 있는 리스크가 커진 셈이다.

한국 선수들도 주의해야 한다. 한국 선수가 월드컵에서 퇴장당한 사례는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우루과이전의 윤덕여,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의 하석주, 단 2명뿐이다. 이 중 하석주는 해당 대회에서 '백태클 시 다이렉트 퇴장'이라는 신설 규정이 적용된 1호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알미론과 비슷하다.

당시 하석주는 멕시코전에서 선취골을 넣고 불과 3분 만에 상대 뒤쪽에서 시도한 태클로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했다. 그러나 한국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 세 골을 내주며 1-3으로 역전패를 당해, 알미론의 파라과이와는 다른 결과를 맞았다. 해당 월드컵에서 하석주를 제외하고 백태클로 퇴장당한 선수는 나오지 않았기에 하석주가 시범 케이스가 되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석주는 한동안 멕시코전 패배의 원흉으로 비난받으며 대인기피증에 시달릴 정도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감독이 퇴장당한 사례도

하석주 이후 월드컵에서 퇴장당한 한국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감독이 퇴장당한 사례는 한 번 있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한국의 코너킥을 주지 않고 경기를 종료시킨 심판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가 레드카드를 받으며 마지막 포르투갈전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한국은 벤투 감독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포르투갈전을 2-1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처럼 월드컵에서는 순간의 작은 실수가 언제든 큰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 상대 선수들이 에이스의 평정심을 무너뜨리거나 퇴장을 유발하기 위해 먼저 도발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멕시코전만 해도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았던 이강인은 멕시코 선수들과 언쟁을 주고받으며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의 최종전 상대인 남아공은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두 명이 퇴장당할 만큼 격렬한 경기를 펼친 바 있다.

이미 규정을 숙지하고 있더라도 경기가 치열해지고 감정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알미론이나 하석주처럼 흥분해 돌출 행동이 벌어질 수 있다. 중요한 월드컵 무대에서 감정을 냉철하게 통제해 불미스러운 카드를 받는 변수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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