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각티비

스포츠 뉴스

국내축구 축구도 쿼터제로?…월드컵이 만든 '4쿼터 축구'

관리자 최고관리자 2026-06-21 04:00 57 0
1788093_1_be66ad29.webp지난 6월 14일 멕시코 과달루페에서 열린 월드컵 F조 경기 중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서 수분을 보충하는 튀니지 선수들. photo 뉴시스·AP

한국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이 바쁘다. K리그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 동안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다. 전지훈련을 떠난 팀도 있고, 클럽하우스에서 땀 흘리는 팀도 있다. 이 기간을 잘만 활용한다면 전반기보다 훨씬 발전된 후반기를 맞이할 수 있다. 구단들은 세계 축구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월드컵을 챙겨 보면서 다가올 변화를 전망하기도 한다.

이번 월드컵은 K리그 관계자들에게 또 하나의 고민을 던졌다. 바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로 생겨난 중간광고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세계 축구 산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K리그 관계자들이 월드컵 기간 공통으로 전하고 있는 얘기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세계 축구 규칙을 관장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경기 규칙 '제7조 경기 시간과 추가 시간'엔 경기 중 허용되는 의료 목적 휴식 시간이 명시되어 있다. 여기엔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시간과 몸의 열을 식히는 휴식이 포함된다. 전·후반 각각 중간쯤 수분 보충 시간인 '드링크 브레이크'는 최대 1분, 몸의 열을 식히는 '쿨링 브레이크'는 90초~3분까지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쿨링 브레이크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공식 도입됐다. 쿨링 브레이크는 경기일 기온이 섭씨 32도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전·후반 중간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규정은 K리그에도 적용되면서 한여름 축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됐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쿨링 브레이크와 비슷하지만 다르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와 쿨링 브레이크 모두 최대 3분 휴식이다. 다만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쿨링 브레이크처럼 경기 당일 날씨나 기온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전·후반 각각 중간쯤 실시되는 쿨링 브레이크와 달리 전반 22분과 후반 22분이 지난 시점마다 3분 동안 시행된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더 명확한 규정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세계 축구 산업을 뒤바꿀 북중미 월드컵

양 팀 선수들은 이 시간 동안 코칭스태프의 작전 지시를 받는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잘 활용한 팀이 경기 흐름을 뒤바꾸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접하고 있다. 단 K리그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건 이 지점이 아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도입이 가져온 축구 중계의 변화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간엔 보통 광고를 송출한다.

K리그에서 고위직을 역임했던 A씨는 "월드컵은 새로운 전술을 비롯한 축구의 트렌드만 제시하지 않는다"며 "월드컵을 보면 축구 산업의 미래도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세계 각 국가의 프로 리그에 도입되는 건 시간문제다. K리그도 마찬가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미 월드컵 개막 전 이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앞의 관계자는 덧붙여 "광고 활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K리그의 중계료, 광고료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당장의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 하지만 축구에서 중간광고 시간이 생긴 건 수익을 더할 수 있는 대단히 흥미로운 지점이자 기회"라고 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경기인이나 중계방송을 시청하는 이들에게만 새롭게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새로운 시간이다. A씨는 "3분이란 시간 동안 관중들에게 어떤 콘텐츠를 제공할지도 과제다. 하프타임 이벤트와 다른 형태로 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짧지만 강한 콘텐츠가 필요해졌다. 관중의 재방문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깊은 고민과 좋은 결과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A씨는 "광고가 중계방송에서만 허용되는 건 아니다. 경기장에서도 보드판 등을 활용한 광고가 이루어진다. 어떤 광고를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기회의 크기가 정해질 수 있다. 분명한 건 수익을 더할 좋은 기회란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흐름 끊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축구는 전반 45분, 후반 45분 동안 멈추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도 유럽 빅리그에선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 도입된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두고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IFAB 규정에도 VAR의 핵심 철학은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VAR이 더 정확한 판정을 보장한다는 건 증명됐다. 그런데도 몇몇 상황에서만 VAR을 활용할 수 있는 건 멈추는 걸 좋아하지 않는 축구의 특성 때문이다.

K리그 B 구단 관계자는 "축구 산업의 핵심 콘텐츠는 누가 뭐래도 경기"라며 "경기력이라는 핵심 콘텐츠가 좋지 않으면 더 많은 팬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요즘 축구는 100분 경기라고 한다.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몰아치는 팀이 승리하는 흐름이다. 그런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그 흐름을 끊는다. VAR의 도입으로 '경기가 중간중간 끊긴다'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까지 도입된다면 축구를 좋아하는 기존 팬들에겐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해당 관계자는 덧붙여 "K리그의 또 다른 문제는 심판 판정이다. K리그에서 '판정의 일관성이 없다'는 것만큼 자주 지적되는 게 '주심의 휘슬이 너무 잦다'는 거다. 안 그래도 경기 흐름이 자주 끊기는데, 흐름을 끊는 강제적인 조항이 늘어나는 건 흥행에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다. 유럽 빅리그야 경기력이란 콘텐츠가 워낙 막강하기에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겠으나 냉정하게 K리그는 그들과 비교하면 콘텐츠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산업의 크기도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다. 무엇보다 축구는 90분 동안 끊김 없이 흘러가야 재밌는 경기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은 스포츠"라고 했다.

FIFA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의 도입 목적으로 '선수 보호'를 내세웠다.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축구 산업 관계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FIFA는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국 수를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면서 이번 대회에서 약 130억달러(약 19조7535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32개국이 출전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수익 76억달러(약 11조 원)보다 확연하게 늘어난 수치다.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중계권이다. 그다음이 입장권, 스폰서십 등이다.

각 국가의 축구협회든 클럽팀이든 축구단을 운영하는 기관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수익을 내서 팀의 발전을 꾀해야 하는 목적이 있다. 돈이 있어야 국가대표팀이든 클럽팀이든 지원할 수 있다. 돈이 많아야 유소년 육성에 더 많은 투자를 감행해 세계적인 선수 배출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다. 다만 수익에만 초점이 맞춰지면 축구의 기본을 훼손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북중미 월드컵을 경기로만 바라볼 수 없는 수많은 산업 관계자는 오늘도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고민을 이어간다.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