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38도 고열 이긴 오현규냐 448일 지옥 뚫은 조규성이냐…19일 멕시코 잡을 원톱 대결 ‘홍심’은 어디로?
(오른쪽) 조규성이 지난달 31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을 치르고 있다. 오현규(왼쪽)가 지난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과 1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단4년전 카타르 신데렐라 조규성
고공폭격 일품 한국 첫 멀티골 기록
수술 합병증, 골맛 다시보기까지 493일
“현규 스피드·힘 나보다 한수위지만
페널티지역 움직임 내가 더 자신”
월드컵 데뷔전서 역전골 오현규
아픈 몸에도 저돌적 돌파,짜릿한 골맛
등번호 없던 선수→3번째 옵션→당당한 주전
손흥민 왼쪽날개 서면 원톱 출격 가능성
상무시절 한솥밥 ‘조’와 뜨거운 경쟁
홍명보호의 순항이 걸린 멕시코전을 앞두고 본격적인 골잡이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홍명보호에서 공격의 세 번째 옵션이었던 오현규(베식타시)가 월드컵 데뷔전이었던 체코전(2-1 승)에서 역전 결승골을 쏘아 올리면서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오현규는 경기 당일 38도 고열을 참고 뛰었지만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로 체코의 골문을 열었다. 온전하지 못한 몸으로도 골 맛을 봤던 오현규는 이제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자신이 통한다는 자신감까지 얻었다. 그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릴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공동 개최국 멕시코를 어떻게 상대할 것이냐는 질문에 “골을 넣는 게 내 임무”라고 단언할 정도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손흥민(LAFC)이 왼쪽 날개로 내려가는 대신 오현규가 최전방에서 선발로 출전해도 이상하지 않다. 사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미국 원정부터 최전방에 배치되는 이른바 ‘손톱’으로 본격적으로 뛰었을 뿐 측면이 더 익숙한 선수다.
오현규의 골은 벤치에 앉았던 또 다른 공격수를 자극했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신데렐라’로 불렸던 조규성(미트윌란)이다.
큰 키(189㎝)를 살린 고공 폭격이 일품인 그는 카타르 월드컵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 축구 선수로는 처음 멀티골을 터뜨린 선수다. 페널티지역에서 누구보다 강점을 갖고 있는 그는 날카로운 크로스만 연결하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조)규성이가 체코전을 뛰지 않았다고 몸 상태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술적 선택이었을 뿐 스스로 누구보다 잘 준비하는 선수”라고 귀띔했다.
더군다나 조규성은 간절함에선 둘째 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2024년 이탈리아에서 받은 무릎 수술의 합병증으로 그라운드에 돌아올 때까지 걸린 시간이 448일. 다시 골 맛을 보는 데에는 493일이 필요했다. 그 사이 몸무게가 12㎏이나 빠지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꾸준한 훈련으로 근육 10㎏을 늘리며 몸을 다시 빚었다. 다시는 선수로 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싸웠던 그는 두 번째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몸과 마음도 모두 강해졌다. 월드컵 직전 평가전이었던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선 멀티골을 넣으며 준비를 마쳤다.
멕시코전에서 누가 선택을 받을지는 역시 ‘홍심’에 달렸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체코전에선 상대 선발 라인업의 장신(평균 188㎝)을 감안해 손흥민의 교체 카드로 조규성 대신 오현규를 선택했다. 하지만 1차전 베스트 일레븐 기준 우리(181.7㎝)보다 작은 멕시코(평균 180.4㎝)를 상대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홍 감독은 멕시코전을 앞두고 세트피스 훈련에 적잖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조규성은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조규성은 “난 공격수도, 수비수도 될 수 있다”며 출전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멕시코전에서 최전방 골잡이로 출전 기회를 다투는 두 선수가 사실 군 복무(김천 상무)를 하면서 한솥밥을 먹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조규성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현규는 재능이 뛰어나고, 늘 성실하게 훈련해 ‘얘는 무조건 크게 된다’고 생각했다”며 “가진 것도 많다. 스피드와 힘, 저돌적인 플레이까지 나보다 한 수 위지만, 그래도 페널티지역 안에서의 움직임과 마무리는 내가 더 자신 있다”고 말했다.
과달라하라 | 황민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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