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행복한 줄 알아 이것들아" 튀니지 오자마자 '명언' 발사한 르나르 감독 "집에서 TV로 월드컵 보…

<베스트일레븐> 김태석 기자
에르베 르나르 튀니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팀에 부임하자마자 특유의 '명언 제조기' 기질을 보였다. 대회를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 사령탑에서 경질됐던 자신의 심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월드컵 무대에 도전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동 매체 <아슈라크 알 와사트>에 따르면, 르나르 감독은 17일 밤(한국 시간) 튀니지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 캠프에 합류해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부임을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서 르나르 감독은 "조별리그 두 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우리는 다음 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기회가 존재하는 한 희망도 존재한다"라고 말하며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튀니지축구협회(FTF) 공식 소셜 미디어는 부임 후 처음으로 선수들과 전체 미팅을 가진 르나르 감독의 라커룸 연설을 팬들에게 공개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고 나선 아르헨티나전 하프타임 때 리오넬 메시를 비롯한 상대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짓눌려 있던 선수들을 강하게 질타한 뒤 2-1 역전승을 일궈내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르나르 감독은 튀니지 선수들과의 첫 미팅에서도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한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로도 거론됐던 르나르 감독은 "너희들을 응원하기 위해 팬들이 여기까지 오려고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알고 있나"라고 질문을 던진 뒤 "이대로 집에 돌아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나? 분명 온 세상이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얼마 전 직장(사우디아라비아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해고를 당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TV로 월드컵을 보고 있었다"라며 "너희들은 그때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아들이다. 그러니 나가 싸워라"라고 말했다.

실제로 르나르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와 경쟁하며 어려운 레이스를 펼치던 사우디아라비아를 본선에 올려놓는 등 나름의 성과를 냈으나, 시종일관 비난 여론에 시달린 끝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바 있다.
그리스 출신 요르고스 도니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의 지휘봉도 본래는 르나르 감독의 것이었다. 그것을 빼앗겼을 때의 심정을 드러내며 월드컵에서 뛸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우침을 주려고 한 것이다.
한편 르나르 감독은 오는 21일 오후 1시(한국 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예정된 F조 2차전에서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되는 일본과 대결한다. 르나르 감독의 등장이 이 경기의 승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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